학부모 46% “보육 아닌 私교육비로 쓴다”

2013. 1. 11. 22:48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학부모 46% “보육 아닌 私교육비로 쓴다”

月20만원 지원 ‘누리과정’의 역효과 문화일보 | 윤정아기자 | 입력 2013.01.11 13:51 | 수정 2013.01.11

 

지난해 '만 5세 누리과정'의 도입으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5세 자녀를 둔 가정에 월 20만 원의 비용이 지원됐지만 이들의 46.1%는 지원으로 절약한 돈을 '사교육비'에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시행 전년도에 비해 사교육 참여율도 높아져 '교육복지의 역효과'가 나타났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누리과정은 올해 3∼4세로 확대되면서 해당 가정에 월 22만 원씩 지원되고 있으며, 2016년 30만 원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11일 국무총리 산하 육아정책연구소의 '5세 누리과정 이용실태 및 요구조사'에 따르면 누리과정 혜택을 받은 학부모(1605명 설문조사) 중 46.1%는 비용 지원으로 인해 절약된 20만 원을 자녀의 사교육비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 지원으로 인한 절약금액의 주 사용처'를 묻는 질문에서 학부모의 39.3%는 '해당 자녀(만 5세) 사교육비'라고 응답했으며, 6.8%는 '다른 자녀 사교육비'라고 응답했다.'가족 생활비'라고 답한 비율은 41.8%였으며, 5.8%는 '다른 자녀 기관 이용비'라고 답했다.

이를 반영하듯 가정의 사교육비도 높아졌다. 누리과정 시행 전인 2011년과 비교해 볼 때 사교육 참여율은 43.6%에서 지난해 64.8%로 증가했다. 이들의 사교육비 지출은 2만6605원 늘어난 12만5193원으로 나타났다. 가구당 평균 사교육도 1.48개에서 1.71개로 늘었다.

이에 보고서는 "만 5세가 취학 전인 점을 고려하면 누리과정 지원금 지급으로 사교육비가 늘었다고 바로 해석하긴 어렵다"며 "그러나 절약된 금액의 큰 부분이 사교육비로 지출되는 등 비용 지원이 목적과는 다르게 사용되는 역효과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윤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소득별로 절약된 금액을 가장 많이 사용한 곳을 살펴보면 월 200만 원 미만 가구은 가족생활비(62.7%)인 반면 월 500만 원 이상 고소득가구는 해당 자녀 사교육비(55.9%)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만 5세 유아 모두에게 비용지원을 하되 금액은 차등을 두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