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이 시장 이끄는 선도자 되려면… 오너· 조직이 아닌 창조적 개인이 부각돼야"

2013. 1. 16. 23:20C.E.O 경영 자료

[Weekly BIZ] "한국기업이 시장 이끄는 선도자 되려면… 오너· 조직이 아닌 창조적 개인이 부각돼야"

  • 장일현 기자

  • 입력 : 2013.01.11 13:40

    김일섭 원장의 '한국적 경영 3.0'論

    김일섭 원장

    "한국적 경영은 3.0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 시대엔 오너와 조직에 가렸던 '개인'의 존재가 크게 부각되고, 그들의 창의성이 기업의 성패를 결정적으로 좌우한다."

    김일섭(金一燮·67·사진) 한국형 경영연구원장 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은 한국적 경영유형을 3단계로 구분한다. 오너(창업주)와 그 후손들이 절대적 경영권을 행사하는 1.0의 시대와 1990년대 말 IMF를 계기로 글로벌 스탠더드 도입과 오너·전문경영인의 결합을 특징으로 하는 버전 2.0을 거쳐 곧 다가올 3.0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삼일회계법인 대표와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회장을 지냈다.

    ―한국적 경영의 독자적 실체는 무엇인가.

    "미국·일본과는 확연히 다른 특징이 있다. 서구에선 모든 것의 중심이 개인이다. 일본에선 집단에 속해 있는 개인에 만족한다. 우리는 공동체를 중시하면서도 자존 의식이 엄청 강하다. 이런 문화에 가장 적합한 게 한국식 경영이다. 한국 기업의 반도체 생산은 수율에서 외국 경쟁업체를 압도한다. 생산 공정에 현장 직원의 일부 의사 결정 여지를 남겨둔다. 목표가 정해지면 온갖 아이디어를 내서 최고의 성과를 낸다. 한국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매뉴얼대로만 하라는 것이다."

    ―한국형 경영 3.0시대는 예전과 무엇이 다른가.

    "아직 우리 경영에선 오너가 가장 중요하다. 그다음이 조직이고, 마지막이 개인이다. 오너가 정하고 조직은 최대의 성과를 내면서 좇아간다. 단기간에 결정하고 자원을 집중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이는 빠른 추격자 전략에 적합했고 성공했으나 시장을 이끌어가는 선도자가 되기는 힘들다. 버전 3.0 시대에도 오너의 역할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창의성과 창조력이다. 이를 조직이 뒷받침하고 오너는 뒤에서 후원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한국 기업의 위기와 기회는 무엇인가.

    "우리의 응용력은 세계 최고다. 스마트폰이 대표작이다. 남이 먼저 만들었지만 순식간에 기술을 따라잡고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내놓았다. 문제는 원형(原型·origin)을 만드는 데 아직 약하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인의 창의성을 키워주고, 창의성 있는 개인을 영입해야 한다. 그들이 조직의 성공을 이끌게 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의 문화는 극도로 폐쇄적인 일본과는 무척 다르다. 가족적 집단주의가 있다. 조직의 사람을 가족으로 끌어안을 수 있는 포용력이 있고, 이는 세계적 인재를 영입하는 데 무척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