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돈 무제한 찍어내기 환율전쟁 우려감 확산

2013. 1. 18. 22:42C.E.O 경영 자료

日 돈 무제한 찍어내기 환율전쟁 우려감 확산

국민일보 | 입력 2013.01.18 19:39

 

일본발 환율전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돈을 무제한으로 찍어서라도 경제를 살리겠다는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 정책에 대해 미국 독일은 물론 국제통화기금(IMF)까지 경고하고 나섰다.

일본의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장관과 시라카와 마사키 일본은행 총재, 아마리 아키라 경제재생 장관이 18일 만나 공동성명 작성을 논의했다. 마이니치신문은 "2%의 물가상승률 목표를 명기해 물가가 오르더라도 금융 완화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기로 의견 접근을 봤다"고 전했다. 엔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아베 정권의 정책을 일본은행이 공식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의미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값은 달러당 90엔대를 넘어섰다. 2년 7개월 만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17일(현지시간) 워싱턴본부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세계 통화전쟁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경쟁적으로 통화 가치를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도 같은 날 의회연설에서 "일본은행의 정책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국제 금융시장에 유동성 과잉을 가져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자동차정책위원회(AAPC) 매트 블런트 회장은 아베 정권이 '이웃나라 거지 만들기' 정책을 노골화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일본이 통화정책을 바로잡지 않으면 "상응하는 보복이 가해질 것임을 경고하라"고 덧붙였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공공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30%에 이르는 일본은 정부 예산의 4분의 1을 부채 상환에 쓰고 있다"며 "추가적인 양적 완화는 벽을 향해 돌진하는 자동차에 액셀을 밟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도쿄대 이토 다케토시 교수는 "일본이 정책 방향을 전환하지 않으면 제2의 그리스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유로화와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양적 완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것은 유럽연합(EU)과 미국도 마찬가지다. 블룸버그는 선진국 간 환율 마찰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신흥국이 자구책 마련에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태국의 바트화 가치는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한국 대만 필리핀도 통화 절상 압박을 받고 있다.

ING그룹의 싱가포르 소재 아시아리서치 책임자 팀 콘돈은 17일 보고서에서 "(통화 전쟁이 본격화되면) 피비린내가 날 것"이라며 "핫머니의 공격을 고려할 때 한국과 필리핀의 금리는 너무 높다"고 분석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