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자금 부동화 심화‥'금리 조금만 높아도 몰려다닌다'

2013. 1. 21. 20:04C.E.O 경영 자료

단기 자금 부동화 심화‥'금리 조금만 높아도 몰려다닌다'

  • 김남희 기자
  • 입력 : 2013.01.21 16:27

    30대 직장인 A씨는 얼마 전 한국씨티은행에서 수시입출금 통장인 ‘참 똑똑한 A+통장’을 개설한 뒤 지난해 연말 상여금으로 받은 800만원을 입금했다. A씨가 가입한 이 통장은 입금 후 한 달까지는 연 0.1%의 금리가 붙지만, 2개월째부터 3개월까지는 금리가 연 4.5%로 높아지는 상품이다. 입금 후 4개월째부터는 연 2.75%의 금리가 붙는다.

    A씨는 “요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도 연 3%밖에 안 되는데, 이 통장은 수시로 넣어다 뺄 수 있으면서도 3개월만 넣어둬도 정기예금 금리와 비슷하게 받을 수 있어 가입했다”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이 지난 10일 씨티그룹 창립 200주년을 맞아 이달 말까지 특별금리를 적용해 판매하는 이 통장은 출시 후 1주일간 300억원 넘는 자금이 몰렸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보통 수시입출금 통장 금리는 연 0.1%라 목돈을 넣어두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이 통장은 2~3개월째에는 연 4%대의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단기간 돈을 넣었다가 찾으려는 소비자들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최근 저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을 찾아 시중 자금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시중 은행에서는 만기 1년 기준으로 금리가 3% 중반 이상인 정기예금을 찾기 어려워졌다. 고금리 예금을 앞세워 고객을 끌어들였던 저축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신한저축은행 등 일부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대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낮은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은 예치 기간이 3개월 정도로 짧으면서도 은행 정기예금 수준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금융상품에 돈을 넣고 있다. 더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이 나오면 재빠르게 옮겨가려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단기 부동자금이 급증하는 것이다.

    NH농협증권이 지난 15일부터 300억원 한도로 선착순 판매 중인 통화안정채권(통안채)은 나흘간 150억원 어치가 넘게 팔렸다. 통안채는 한국은행이 통화량 조절용으로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이다.

    NH농협증권이 판매하는 통안채는 만기가 81일로 만기 때까지 보유하면 연 3.5%(세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1인당 최대 2억원어치를 살 수 있는데, 이 경우 만기 때까지 보유하면 세후 160만원 정도의 이자를 손에 넣을 수 있다.

    NH농협증권 관계자는 “뚜렷하게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자산가들이 2억원 한도를 채워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올 들어 초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도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MMF는 금융기관이 만기 1년 이내인 기업어음(CP)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등에 투자해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으로,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는다. 보통 투자자의 투자기간은 3개월 미만이다. 금융투자협회 집계를 보면, 지난 17일 기준 MMF 설정액은 77조6057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4조4682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