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金치·金문어 장보기 겁나…차례상 물가 작년보다 13%↑

2013. 1. 31. 21:28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시金치·金문어 장보기 겁나…차례상 물가 작년보다 13%↑

설 열흘 앞둔 노량진 수산시장 가보니 매일경제 | 입력 2013.01.31 10:

 

◆ 설 경기 긴급진단 ◆

"동태포 잘 드릴게." 설 명절을 열흘 앞둔 30일 오전 8시, 도매 경매가 막 끝난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는 동태포 뜨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도톰하게 썰어 담은 부침용 동태포를 접시당 1만원에 팔았다.

재래시장과 대형마트에서는 설용 제수용품이 들어오기 시작했지만 올해 설 장보기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가을 전국을 강타했던 태풍과 영하 10도를 넘나들었던 겨울 한파의 영향으로 채소와 수산물 값이 껑충 뛰었다.

이날 노량진수산시장에서는 제주도산 참조기 130마리가 평균 14만5000원에 낙찰됐다. 지난해 설을 열흘 앞두고는 같은 제주도산 참조기 130마리가 8만5000원 선에 낙찰됐다. 15㎝가 채 되지 않아 제수용으로 쓰기에는 작은데도 크게 올랐다. 롯데슈퍼에서 파는 참조기도 지난해 마리당 500원에서 700원으로 40% 비싸졌다.

차례상에 오르는 병어와 문어도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서 해산물과 선어를 파는 A수산 관계자는 "지난해 1만3000원에서 2만원 가던 1㎏ 안팎 문어가 지금은 4만5000원을 호가한다"고 말했다. 롯데슈퍼 수산팀 성관모 MD(상품기획자)는 "문어값 4만~5만원은 유례없는 가격"이라며 "한파 때문에 작업을 못 나가는 날이 많아 문어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슈퍼에서도 병어(300g)는 지난해 설 전 5000원에서 올해 1만1900원으로 138% 급등했다.

차례 음식에 빠질 수 없는 나물류도 한파에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29일 기준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고사리 400g은 1만320원. 작년 설 열흘 전에는 8400원이면 샀던 양이다. 시금치는 1단에 1880원에서 2680원으로 올라 작년보다 800원을 더 줘야 한다.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고추와 마늘 가격도 부담이다. 지난해 말부터 닥친 한파에 난방비가 올라 제대로 재배 온도를 맞추지 못한 농가가 많아서다. 이마트 채소팀 장희성 과장은 "시설 상품들이 냉해를 많이 입어 공급량이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겨울 채소 물가를 좌우하는 제주산 농작물 작황도 부진하다. 지난가을 태풍이 지나가면서 작황이 좋지 않았던 제주산 당근은 대형마트에서 전년보다 많게는 150%가량 올랐다.

설 준비에 쓰이는 거의 모든 품목 가격이 올라 올해 상차림에는 최소 14만원 이상이 들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에 따르면 설 열흘 전 기준으로 한우 등심과 국거리용 한우, 황태포, 고사리, 시금치, 참조기, 밤, 대추 등 15개 품목을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약 14만760원으로 예상됐다. 백숙용 생닭(-2.6%), 계란(-7.2%), 사과(-1.3%), 단감(-37.7%)을 제외한 모든 품목이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같은 상차림에 12만4590원이 들었다.

실제 설 상차림을 시작하는 다음주에는 가격이 다소 내려갈 수 있다. 하지만 당장 공급물량을 늘리기 힘든 채소류와 수산물 가격은 당분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물건이 나와야 가격이 떨어지는데, 제주도 쪽에 의존하던 채소류 물량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비슷한 가격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