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주민이 새 일자리의 74% 차지

2013. 2. 21. 21:27지구촌 소식

영국, 이주민이 새 일자리의 74% 차지

작년엔 90년대 이후 최초로 내국인 우세 역전 연합뉴스 | 입력 2013.02.21 20:32

 

작년엔 90년대 이후 최초로 내국인 우세 역전

(런던=연합뉴스) 김태한 특파원 = 최근 16년간 영국에서 생겨난 일자리의 4분의 3은 내국인이 아닌 외국 이주민에게 돌아간 것으로 집계됐다고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신문은 통계청(ONS) 자료를 인용해 1997년부터 작년까지 영국에서 새 일자리 310만개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74%인 230만개 일자리를 외국 이주민이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영국인 신규 고용은 79만4천건에 머물러 외국인 이주자에 비해 취업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영국인이 일자리 확보 경쟁에서 1990년대 이후 처음으로 외국 이주민을 제친 것으로 나타나 변화의 기류가 감지됐다.

ONS에 따르면 작년에 새로 일자리를 찾은 영국인은 58만9천명으로 전체 신규 취업인구의 67%를 차지했다.

영국의 지난해 4분기 실업률은 7.8%로 전년 동기보다 0.1%포인트 줄어 2001년 이후 최저치 행진을 계속했다.

영국 정부는 이런 변화에 대해 취업 시장에서 내국인을 보호하기 위한 이주민 억제 대책이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보수당 연립정부는 2010년 집권 이후 이민자 증가로 복지 부담이 늘고 일자리까지 영향을 받는다며 2015년까지 이민자 수를 수만 명으로 줄이기 위한 규제 정책을 펴고 있다.

불가리아루마니아가 내년부터 EU 이주 규제에서 벗어날 것에 대비한 정부 차원의 추가 대응 조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민간경제연구소 CIPD의 마크 비트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주민 억제 정책의 영향으로 이주민 중심의 고용 트렌드가 역전되고 있지만 아직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잡이코니미스트의 존 필포트 이사는 "영국인의 취업이 느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신규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평균 임금수준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마크 하퍼 영국 이민담당 부장관은 "새 일자리는 영국 시민에게 먼저 제공돼야 하지만 전문 기술을 보유한 이주민에 대한 고용 문호는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t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