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 '무제한 요금제발' 약육강식 무법천지

2013. 4. 24. 20:20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시선집중]통신시장 '무제한 요금제발' 약육강식 무법천지

뉴시스 | 백영미 | 입력 2013.04.24 17:19 | 수정 2013.04.24 20:06

 

【서울=뉴시스】백영미 기자 = 이동통신 시장이 최근 휴대전화 보조금 전쟁으로 '약육강식' '무법천지'의 정글이 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SK텔레콤을 시작으로 무제한 통화·문자를 제공하는 '무제한 요금제' 출시 경쟁이 촉발, 이통사 간 불법 보조금 지급 경쟁이 격화됐다는 시각이다.

오는 26일 '갤럭시S4' 출시를 앞두고 기존 출시된 휴대전화를 밀어내기 위한 '재고떨이'도 한 요인이지만 이통3사의 무제한 요금제 출시로 '무한 경쟁' 국면으로 치달았다는 것. 이는 자사 가입자 이탈방지 내지는 타사 가입자를 빼앗아오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과도 같다.

실제 최근 온라인 휴대전화 판매 사이트와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는 다른 이통사로 갈아타는 번호이동을 조건으로 할부원금 3만원인 '갤럭시S3', 할부원금 1000원인 '옵티머스 LTE3', '갤럭시팝' 등이 속속 출현했다.

할부원금이란 출고가에서 제조사와 이통사 보조금을 뺀 금액. 갤럭시S3 출고가가 79만9700원인 것을 감안하면 70만원이 넘는 보조금이 지급된 셈이다. 갤럭시팝의 경우 출고가가 71만5000원으로 71만원이 넘는 보조금이 투입됐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보조금 법적 상한선인 27만원을 2배 이상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3를 뺀 옵티머스 LTE3, 갤럭시팝 등은 모두 올해 출시된 신규 스마트폰으로 이통사의 보조금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여기에 일부 이통사 대리점에서는 번호이동을 하면 갤럭시S3를 공짜로 주고 현금까지 덤으로 주는 '마이너스폰'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키도 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번호이동 가입자 모집이 금지된 이통3사에 대한 영업제한 종료 후 잠잠했던 하루 평균 번호이동 규모가 지난 주말(20~21일)을 지나면서 22일 4만6000건까지 치솟았다. 정부의 시장 과열 기준인 2만4000건을 2배 가까이 넘어섰다.

지난 주말 이통사 간 보조금 경쟁이 격화되면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이통사는 '롱텀에볼루션(LTE) 3등' KT다. 이달 들어 주말마다 2000~5000명의 가입자 순감을 보였던 KT는 이번 주말 가입자 순증(406명)을 기록했다. 지난 23일에는 가입자가 4385명 순증했다.

이와 관련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일은 보조금의 위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KT가 시장 과열을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T는 "KT 가입자 뿐 아니라 타사 가입자와도 무료로 유무선 통화를 할 수 있는 요금제를 출시한 효과"라고 반박했다.

통신업계 전문가는 "무제한 요금제 출시로 무한 경쟁이 펼쳐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예전과는 (보조금 경쟁의)강도나 결의가 사뭇 다르다"며 "정부가 휴대폰 불법 보조금에 대해 아무리 과민반응을 보이더라도 생존과 직결됐다는 점에서 불법·탈법적 시장 쟁탈전은 한동안 암암리에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방통위는 최근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자 "시장 과열 시 즉각 조사에 착수해 시장 과열 주도 사업자를 선별해 강력 제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positive10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