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28. 21:50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한국 문화 알리는 명예외교관”… 뇌종양 투병 9살 소녀, 꿈을 이루다
국민일보 입력 2013.04.28 19:07 수정 2013.04.28 19:49
노란 저고리와 연둣빛 치마. 고운 한복을 차려입은 윤다은(9)양이 50여명의 내·외국인들 앞에 섰다. "김치는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주고 항암효과가 있습니다. 여러분도 오늘 배운 김치 담그는 법을 꼭 기억하셔서 고국에 돌아가시면 친구들에게 김치를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뇌종양 투병 중인 다은이는 한국 메이크어위시재단의 도움으로 27일 명예외교관이 돼 똑 부러진 목소리로 외국인들 앞에서 한국의 문화를 소개했다. 메이크어위시재단은 세계 37개국에서 난치병 어린이의 소원을 이뤄주는 국제적인 비영리 봉사단체다.
2011년 11월 말 뇌종양 판정을 받은 다은이는 4차에 걸친 항암치료와 30여 차례의 방사선 치료도 꿋꿋이 이겨냈다. 지금도 한 달에 한 번 정도 혈액검사를 받으며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누구보다 밝고 명랑하다.
다은이는 지난겨울 책을 읽다 우리나라의 훌륭한 문화를 알리는 외교관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 다은이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메이크어위시 봉사자들은 한국 문화를 전하는 프레젠테이션 행사를 기획했다. 외국인 20여명 등 50여명이 참가했다. 외국인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다은이의 꿈을 이뤄주는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자발적으로 모였다. 캐나다 미국 브라질 영국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참석해 명예외교관이 된 다은이를 축하했다.
다은이는 이들 앞에서 한국의 역사와 지폐에 대해 발표를 시작했다. '석굴암의 과학'이나 '지폐에 그려진 위인들'을 또박또박 설명했다. 아름다운 국악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도 가졌다. 재능기부 형식으로 온 서울대 국악학과의 피리, 가야금, 장구 연주자들이 흥겨운 국악 3곡을 연주해 분위기를 한층 띄웠다.
연주가 끝난 후 다은이는 김치 만드는 비법을 소개했다. 집에서 직접 만든 겉절이를 보여주면서 김치의 효능도 알렸다. 퀴즈시간에는 한국 문화를 잘 이해했는지 꼼꼼히 확인하기도 했다.
행사를 마치고 재단이 수여한 명예외교관 위촉장과 명함을 받은 다은이는 "꿈을 이뤄 행복하다"며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재단은 다은이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 이광수(28)를 깜짝 손님으로 초대했다. 이씨는 다은이에게 "건강하고 밝게 자라길 바란다"며 케이크와 선물을 전달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국과학기술원 유학생 루이즈 펠리페(21·브라질)씨는 "놀라운 행사였다"며 "한 아이의 꿈을 이루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쳐 만든 행사에 나까지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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