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6개월째 0%대 억제, "실감나십니까?"

2013. 7. 1. 20:30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물가상승 6개월째 0%대 억제, "실감나십니까?"

 
[(종합)6월 생활물가 상승률 0.3% 그쳐...전기·수도·가스 등은 5%대 상승]

머니투데이

서울 한 대형마트를 찾은 고객들이 채소류 코너를 둘러 보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정부가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이 6개월 연속 0%대로 억제됐다는 통계를 내놨다. 농산물 및 유가가 내리며 전체 물가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실감이 어렵다. 물가가 이미 오를 대로 올랐기 때문이다. 기저효과로 상승 폭이 적어보일 뿐 물가는 꾸준히 '우 상향'을 그리고 있다. 서민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은 6월 생활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0.3% 올랐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0.7%를 기록한 이후 7개월 연속으로 상승률이 작년 같은 달에 비해 0%대에 그친 것이다.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도 상승폭이 낮게 유지되고 있다. 같은 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 올랐다. 올 들어 계속해서 1%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 연속으로 상승률이 1%대에 머물렀다.

기획재정부는 해설 자료를 통해 "기상호조와 국제유가 안정에 따른 농산물, 석유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공공 및 개인서비스 가격이 안정되면서 소비자물가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의 설명이 없는 얘기는 아니다. 0%대를 구가하고 있는 생활물가지수는 재작년만 하더라도 매월 4% 안팎 오르며 서민들을 긴장시켰다. 그러던 것이 작년 중반 1%대로 진입하더니 연말부터 아예 0%대로 떨어졌다. 당국이 반색하는 것도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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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통계청


신선식품가격 안정과 유가 안정이 역시 가장 큰 영향을 줬다. 농축수산물 등을 포함한 신선식품지수는 6월 전년 대비 2.2% 내렸다. 두 달 연속 하락세다. 석유류 제품 가격도 올 들어 내리 하락하고 있다. 5월 7.4% 내린데 이어 6월에도 5.1% 내렸다.

그러나 민간전문가들과 소비자단체는 물가가 여전히 비합리적으로 높다고 입을 모은다. 그간의 높은 기저효과로 인해 낮은 인상폭이 나타나는 것이지 물가부담이 낮아졌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생활물가지수는 지난 2011년 연간 4.4%나 올랐다. 작년에도 1.6%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2011년 4.0% 올랐으며 작년에도 2.2% 상승했다. 이미 물가가 많이 오른 상태라는 의미다.

정부가 물가의 바로미터 격으로 여기는 신선식품 값도 알고 보면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지난 2010년 연간 전년 대비 무려 21.3%나 올랐다. 이듬해 6.3%, 그 이듬해도 5.8%나 올랐다. 올 들어서도 1월 인상률이 9.3%에 달했다. 최근 동향만으로 '안정'이라 말하기엔 이미 너무 많이 올랐다.

2010~11년 어마어마하게 올랐던 유가가 안정을 찾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전기·수도·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분 폭탄이 터지며 해당 지수가 급등하고 있다. 전기·수도·가스지수는 6월 5.6%나 올랐다. 올 들어 매달 4% 이상 오름세다. 3월에는 6.1%나 오르기도 했다.

김보경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일반적으로 경기가 나쁘다고 느끼면 물가가 높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며 "일부 품목은 최근 3년여 간 값이 많이 올라 지수 자체가 높다"고 말했다.

세종=우경희기자 cheer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