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탈출 데드라인' 지켜 희생 줄였다

2013. 7. 7. 19:45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비상탈출 데드라인' 지켜 희생 줄였다

세계일보 | 입력 2013.07.07 18:41

 

더 큰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다. 화재로 비행기 내부가 드러나 보일 정도로 사고는 심각했다. 사고기에는 한국인 77명을 포함해 승객 291명과 승무원 16명 등 모두 307명이 타고 있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2명이다. 외신들은 승무원과 승객이 질서있게 대피해 더 큰 피해를 막았다고 전했다. 사고 항공기는 착륙 직전까지 기체에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돼 조종사 과실이나 공항의 착륙유도 장치 이상 등이 거론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서울에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214편이 이날 오전 11시27분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중 활주로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비행기 꼬리 부분이 활주로에 닿으면서 떨어져 나갔고 동체 상단에서는 화재가 발생했다. 일부 탑승객은 사고기가 착륙하면서 활주로와 이어진 방파제를 들이받았다고 증언했다.

조앤 헤이즈-화이트 샌프란시스코 소방 당국 책임자는 기자회견에서 "현재까지 2명이 사망하고 130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사망자 2명은 모두 중국 국적의 16세, 17세 여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입원 중인 탑승객은 180여명으로 알려졌다. 외신은 병원 입원 승객 중 어린이 1명을 포함해 5명이 중태라고 보도해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외신은 동체 절반 이상이 불에 탄 항공기에서 난 피해 규모로는 극히 작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CNN은 "비상상황에서 탈출 요령을 숙지하고 이를 훌륭히 소화해 낸 승무원과 이에 적극 동참한 승객이 최악의 화(禍)를 막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조종사와 승무원들은 사고기에 끝까지 남아 승객이 비상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 사고 피해를 크게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기는 활주로에 착륙하고 비상 탈출구를 통해 승객이 대피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화염에 휩싸였다. 조금만 비상탈출이 늦었더라도 사상자 규모가 크게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항공기 비상상황 시 90초 이내에 대피하는 게 중요하며 모든 항공기에는 90초 이내 비상탈출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전했다.

한국과 미국 항공당국은 이번 사고 원인에 대한 합동조사에 들어갔다. 국토교통부와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사고조사대책반을 현지에 급파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사고 직전까지 아시아나항공 통제센터에 기체 이상 시 자동으로 뜨는 메시지가 뜨지 않았고, 기장이 착륙 안내 방송도 정상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이번 사고에 대해 대국민사과 회견을 가졌다. 윤 사장은 "착륙 후에 사고가 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사고 조사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샌프란시스코=박희준 특파원, 신진호 기자july1s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