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두개의 여름..중부는 ‘폭우’ 남부는 ‘폭염’

2013. 7. 16. 19:51C.E.O 경영 자료

한반도 두개의 여름..중부는 ‘폭우’ 남부는 ‘폭염’

이데일리 입력시간 | 2013.07.16 15:50 | 유재희 기자 jhyoo76@

북태평양고기압·태풍 여파로 장마전선 남하 막혀
전라도 경상도 대구시 울산시 등 폭염주의보 발효
서울 인천 경기도 서해5도 강원도 등 호우 예비특보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한반도가 두 개의 여름에 시달리고 있다. 중부지방에는 연일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반면 남부지방은 폭염에 열대야까지 겹쳐 시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기상청은 16일 전라도와 경상도, 제주도, 대구광역시, 울산광역시 등 남부지방에 폭염주의보를 발효했다. 동시에 서울과 인천, 경기도, 서해5도, 강원도 등에는 호우 예비특보를 발효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북한지방에 머물고 있는 장마전선이 점차 느리게 남쪽으로 이동, 이날 밤부터 17일 사이에 중북부 지방을 중심으로 국지적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mm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릴 전망이다. 16일 오전 11시부터 17일 24시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경기도, 강원도(동해안 제외), 충남 서해안, 서해5도 등은 60~120mm이며, 경기 북부와 강원영서중북부 등 많은 곳은 200mm 이상 내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남부 지방은 무더위가 지속될 전망이다. 일부 지역에 폭염 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기상청은 당분간 강한 일사량 탓에 낮 최고기온이 26~34도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예보했다. 열대야 현상도 빈번히 나타나고 있어 건강관리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기상 전문가들은 평년에는 장마전선이 남북을 오르내리면서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에 무더위와 장맛비가 반복되는 흐름을 보였지만 올해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제7호 태풍 ‘솔릭(SOULIK)’의 영향으로 장마전선이 주로 북한과 중부지방에 정체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더운 북태평양 고기압이 예년보다 빠르게 세력을 확장하면서 남부지방을 뒤덮고 있는 가운데 북서진하던 태풍 ‘솔릭’도 가세하면서, 열흘 넘게 장마전선의 남하를 가로막았다. 이 때문에 중부지방은 폭우에, 남부지방은 폭염에 시달리게 된 것. 올해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빠르게 확장한 것은 고기압이 발달하는 북서태평양 바다의 수온이 예년보다 높아지면서 더운 열기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허진호 기상청 통보관은 “위쪽의 대륙 고기압 세력과 아래쪽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팽팽하게 대치하면서 강수대의 남북 폭이 좁아져 국지성 집중호우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태풍 솔릭이 소멸하면서 태풍에서 방출되는 다량의 수증기 때문에 중부지방에 또다시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계절상 북태평양 고기압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면서 북상하는 시기에 진입하고 있기 때문에 장마전선이 남부지방으로 이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다만 오는 22~23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돼 앞으로 기압계 변화에 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