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3. 20:53ㆍC.E.O 경영 자료
"석유 시대 저문다..생산 한계 아닌 수요 감소로"
조선비즈 윤예나 기자 입력 2013.08.02 16:26 수정 2013.08.02 16:34
석유 시대가 저물고 있다. 이 말만으로는 새삼스러울 게 없다. 하지만 이번엔 진단의 차원이 다르다. 예전 미래학자들의 예측처럼 '석유 생산이 한계에 달했다'거나 '석유를 너무 많이 써서'가 아니다. 오히려 석유 수요가 격감하는 데 따른 전망이다.
한때 석유는 세계 산업화의 주 동력원이었다. 하지만 사정은 바뀌었다. 하루가 다르게 신기술이 나오면서 연비가 좋은 장비가 쏟아지고, 대체 에너지도 늘어난 탓에 석유는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덩달아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했던 정유 기업과 석유 부국의 미래도 위태롭게 됐다.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2일자 커버스토리에서 이런 석유를 '어제의 연료(Yesterday's fuel)'라 부르면서, 몰락의 배경을 조명했다.
◆ 셰일가스 등 대체 수단에 석유 밀려
석유 시대의 종말을 점치는 목소리는 예전에도 많았다. 인류가 에너지 자원을 지나치게 많이 소비해 석유가 고갈될 거란 경고였다. 그러나 요즘엔 석유 공급이 아닌, 수요 차원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보도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기술 발전으로 활용 가능한 에너지 자원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셰일가스 추출 기술 발달로 에너지 시대의 새 장(章)이 열렸다. 향후 50년밖에 버틸 수 없다던 세계 가스 매장량 전망이 "200년은 버틸 수 있다"는 쪽으로 바뀔 정도다. 셰일가스는 버스, 대형 화물차의 대체 연료가 됐고 배와 발전소, 지역난방 시스템까지도 장악해 나가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대체 에너지 덕분에 2020년까지 일평균 석유 수요 수백만배럴이 줄어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 "연비 좋은 자동차 발달에 석유 수요 줄어들 것"
자동차 업계의 기술 발전도 석유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연료 효율이 좋은 엔진이 개발되고 자동차 무게가 가벼워지면서 석유 수요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시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자동차와 트럭의 연비를 비교했다. 자동차는 매년 3~4%씩, 트럭은 1.5~2%씩 좋아진다고 가정할 경우 2030년까지 일평균 석유 수요가 380만배럴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시티그룹은 "앞으로 몇년 안에 일평균 원유 수요가 9200만배럴로 고점을 찍고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석유 수요가 줄 거라는 예상에 모두가 동의하는 건 아니다. 특히 대형 정유업체와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신흥국 경제를 중심으로 원유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 1950~1960년대 선진국 경제의 전철을 밟을 거란 예상에서다. BP는 신흥국 경제 석유 수요가 현재 일평균 9000만배럴 이하 수준에서 2030년이면 1억400만배럴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현재 전 세계 신형 자동차의 연료 효율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좋은 데다, 신흥국에서도 환경 친화 정책을 연일 발표해, 석유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중국도 지난 3월 2015년까지 평균 자동차 연비를 100킬로미터당 6.9리터 이내, 2020년까지 10킬로미터당 5리터 이내로 낮추는 법안을 발표했다.
◆ 선진국 원유 수요는 이미 둔해져…석유 부국·기업 흔들릴 가능성도
이코노미스트는 석유 시대가 저물면서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했던 정유 기업과 석유 부국의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선진국의 원유 수요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이미 줄어들기 시작했고, 신흥국 경제에서도 과거와 같은 폭발적 수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애플과 시가총액 최대 기업을 다투는 엑손모빌 등 정유 기업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오일 머니'로 힘을 휘둘러 온 국가의 미래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다. 이코노미스트는 "풍부한 석유 덕분에 '도둑 정치(kleptocracy·권력자가 막대한 부를 독점하는 정치 체제)'를 펼쳐 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제대로 된 의견을 관철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썼다. 이어 "오일 머니로 인프라 투자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미래가 불안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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