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97년 태국 닮았다

2013. 8. 27. 20:21부동산 정보 자료실

한국경제, 97년 태국 닮았다

매일경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에 대한 과신은 경계해야 하지만 근거 없는 불안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균형 감각을 강조했다.

현 부총리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일부 외신에서 터키 사례를 언급하면서 한국을 '값싼 달러(cheap dollar)'가 과도하게 유입된 국가 중 하나로 지목했다"면서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경상수지 흑자, 외환보유액 등 외화유동성이 풍부하고 단기외채 비중도 사상 최저 수준이며 재정건전성도 양호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부는 부총리가 직접 나서서 유동성 위기에 대해선 일축했지만, 한편으로 정부는 경제 회복 가능성에 대해 높은 염려감을 표명했다.

앞서 26일 기재부가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야당 의원을 상대로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투자 저하를 가장 걱정했다.

보고서는 위기 이후 경제가 회복하는 형태에 대해 크게 △일정 기간 높은 성장률로 국내총생산(GDP) 추세를 회복하는 1994년 멕시코형 △성장률은 회복하나 GDP 추세 수준이 하락한 1991년 스웨덴형 △성장률과 GDP 추세가 모두 하락한 1997년 태국형으로 분류했다.

그러면서 기재부는 "우리나라는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직후에는 스웨덴형 추세를 보였지만, 유럽 재정위기(2010년) 이후에는 태국형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다만 2분기 1.1%(전기비) 성장하면서 스웨덴형에 근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률과 중장기적 성장지표인 GDP 추세선이 하락한 뒤 성장률만 다소 회복됐다는 뜻이다.

기재부는 그 원인에 대해 기업들이 위험을 회피하고자 몸을 사리면서 설비투자가 2012년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감소세(전년 동기비)를 이어가고 있고, 건설 투자가 2010~2012년 3년간 연속 감소세를 나타낸 점을 꼽았다.

그만큼 잠재성장률까지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뜻이다.

한편 글로벌 유동성 위기 때 자금 이탈 가능성을 나타내는 '총외채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일본, 독일, 영국 등 선진국보다 극히 낮지만 종금사, 신용금고, 보험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단기 외채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보고서 집계에 따르면 올 6월 말 현재 단기외채는 1196억달러로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진 2008년 9월 말에 비해 700억달러 감소했다.

하지만 비은행 금융기관 단기외채는 89억달러로 같은 기간 27억달러 증가했다.

이에 따라 총 단기외채 중 비은행 금융기관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9월 3.3%에서 7.4%로 급증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이 5년 전보다 더 취약해진 셈이다.

[이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