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만든 국내 브랜드 타이어 역수입 논란

2013. 9. 11. 22:14이슈 뉴스스크랩

中서 만든 국내 브랜드 타이어 역수입 논란

파이낸셜뉴스

 

<이 기사는 2013년 09월 12일자 신문 19면에 게재되었습니다.>
금호·한국타이어 등 일부 제품 중국서 생산, 판매점에선 고지 안해 소비자 대부분 모르고 사
생산환경이 타이어質 좌우 구입때 꼼꼼히 따져봐야

 ▲ 국내 타이어 업체들이 일부 생산라인을 국외로 이전하면서 중국에서 생산된 국내 브랜드 타이어가 한국 시장에 수입되고 있다. 그러나 판매점에서는 해당 타이어가 중국산임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국내 브랜드 타이어가 한국 시장에 수입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해외 생산을 늘리고 있는 국내 타이어 업체들이 일부 생산라인을 국외로 이전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제조사들은 엄격한 기준과 검사 과정을 거친 만큼 국산 타이어와 비교해도 품질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타이어 제조의 경우 '개발기술'보다 '생산기술'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국산과 동일한 품질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판매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중국산에 대한 고지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고객들은 국내 업체 타이어를 구매할 경우 당연히 국내산으로 생각하는 만큼 '소비자 기대심리'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중국산 제품 역수입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겨울용(스노) 타이어 1종을 국내에 유통하고 있다. 해당 제품의 경우 관련 생산설비 일체가 중국 공장으로 이전되면서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해당 제품을 국내에 들여오기로 한 것은 최근 수년간 잦은 폭설과 한파로 스노 타이어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일부 지역에서는 스노 타이어의 공급 물량 부족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국타이어도 대형 상용차용에 장착되는 타이어 일부를 중국에서 생산, 국내에 들여오고 있다. 중국 공장 신·증설에 따른 생산물량을 재배정하는 과정에서 국내 공장의 일부 생산물량을 중국으로 넘긴 데 따른 것이다.

해당 타이어 업체들은 생산 공장만 바뀌었을 뿐 품질은 국산과 동일하다는 입장이다.

금호타이어 마케팅·물류 본부장인 신용식 전무는 "해외 공장의 신·증설에 따라 일부 제품의 경우 국내에서 더 이상 생산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엄격한 생산 및 품질검사 단계를 거치고 있어서 품질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생산환경 달라 품질 의구심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생산과정에서 타이어 품질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대덕대 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는 "타이어는 장비 노후 정도, 근로자 숙련도 등 생산현장에 있는 조건에 따라 품질이 좌우된다"며 "중국산의 국내 유통은 '품질 균일'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판매 현장에서도 국산과 중국산 제품 간 품질에 차이가 있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금호타이어 특화유통전문점 '타이어 프로'의 한 관계자는 "겨울용 타이어의 경우 메이드인 차이나, 메이드인 코리아가 적혀 있다. 잘 보고 선택해야 한다"며 "품질이나 가격에서 차이가 있다. 국산으로 구입하는 게 훨씬 좋다"고 했다.

■"중국산" 고지 안하는 것도 문제

특히 소비자들이 해당 타이어를 구매할 때 중국산임을 알려주지 않는 일이 다반사여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타이어에는 제조 시점과 생산 공장을 알려주는 일련번호와 상표가 부착됐지만 소비자들이 이를 알지 못하거나 판매자가 상표를 떼는 경우가 있어서다.

경기도에 위치한 한 타이어 판매점 관계자는 "잘 따져보고 국산으로 사야 한다. 중국산을 국산으로 알고 사는 일이 종종 있다"며 "판매자가 잘 모를 것 같은 사람에겐 메이드 인 차이나 상표를 떼고 파는 일이 많아서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전했다.

이호근 교수는 "소비자들이 국내에서 타이어를 살 경우 당연히 국내산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만일 중국산이라면 이는 '소비자 기대심리'에 위배 되는 것"이라며 "타이어 업체들이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위해서라도 유통구조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ironman17@fnnews.com 김병용 박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