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200억 주무르는 노조위원장, 지역사회서도 甲

2013. 9. 13. 20:45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年200억 주무르는 노조위원장, 지역사회서도 甲

['勞組 왕국' 현대차] [2]

7개 계파 경쟁해 2년마다 선출, 밖에선 국회의원·市長과 교류… 前위원장들 절반이 政界 진출

현대차 노조 지부장(위원장)은 강원 태백시 인구와 맞먹는 4만6000여명의 조합원을 대표한다. 조합비와 적립금 등 연간 200여억원의 돈을 주무른다.

공식적으로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장이지만, 실질적인 영향력은 상급 단체인 금속노조 위원장보다도 더 크다.

현대차 노조는 해마다 조합비 110여억원을 금속노조에 내고, 절반 정도인 60여억원을 돌려받아 쓰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금속노조에 내는 110억원은 금속노조 한 해 예산(350여억원)의 30%를 차지한다. 조합원 수로도 금속노조 전체 조합원(15만명)의 3분의 1쯤 된다. 그래서 현대차 노조가 금속노조에 가입한 2006년 이후 선출된 금속노조 위원장 3명이 모두 현대차 출신이었다.

노조 지부장은 사내에선 사장급인 공장장과 협상을 벌인다. 대외적으로는 울산의 지역구 국회의원, 시장과 대등하게 교류한다.

조선일보

현대차 관계자는 "노조 지부장은 회사가 노조에 지원했던 3300cc짜리 제네시스 승용차를 타고 다닌다"며 "출입 검색이 면제되고 일하는 노조원들만큼 각종 수당을 포함한 연봉을 받는다"고 말했다.

2년마다 치러지는 노조 지부장 선거에서는 울산공장 내 힘 있는 7개 계파가 치열하게 경쟁한다. 지부장을 배출한 계파는 노조 집행부는 물론이고, 각종 위원회의 요직을 차지한다. 각 계파는 지부장을 내기 위해 연합하기도 한다.

문용문 현 지부장도 2개 강성 계파가 힘을 모아 당선된 경우다. 차기 지부장 선거는 이르면 이달 말쯤 시작될 예정이다.

지난 1987년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현대차 노조 지부장을 지낸 사람은 총 11명이다. 현 지부장을 제외한 전직 지부장 10명 가운데 6명이 상급 단체인 금속노조 등의 핵심 간부로 올라가거나, 민주노동당 등을 통해 정계에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 간부들은 이른바 '외유'를 하고도 회사로 복귀할 수 있다. 하지만 한 노조원은 "전직 지부장은 현장에 복귀해도 공장 라인에서 일은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