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전셋값’에 놀란 ‘전세난민’ 집 찾아 삼만리

2013. 9. 16. 23:07부동산 정보 자료실

‘미친 전셋값’에 놀란 ‘전세난민’ 집 찾아 삼만리

 

 

반포 2년새 2억원 ‘껑충’ 잠실→분당 도미노 이주

파이낸셜뉴스
최악의 전세난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세 재계약 시점을 맞은 세입자들의 지역간 이동도 줄을 잇고 있다. 처음 입주했던 2년 전에 비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전셋값이 치솟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형편에 맞는 곳을 찾아 떠나야만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들을 '전세 메뚜기'라고 부른다.

2년마다 기웃기웃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치솟은 전셋값 때문에 메뚜기처럼 철마다 싼 전셋집을 찾아 떠도는 고달픈 '전세 메뚜기'들이 늘고 있다.

서울 반포동 S공인 관계자는 "2011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대부분 단지들이 수억원씩 올랐다"면서 "몇천만원도 아니고 수억원씩 오르자 감당할 수 없는 세입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근 지역인 송파구(잠실동, 신천동) 쪽으로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전세 매물이 귀하고 오른 가격에도 속속 빠지는 것을 보면 상식 밖의 전세 기세가 놀라울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실제 반포동의 전셋값은 2년 동안 1억~2억원가량 올랐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반포푸르지오 전용면적 85㎡ 전셋값은 2년 전인 2011년 9월 4억5000만원이었지만 현재는 5억5000만원으로 1억원 뛰었다.

특히 지난 2009년 9월~2011년 9월 사이 5000만원 상승했던 것과 비교하면 지난 2년간의 상승폭은 2배나 커진 셈이다.

반포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5㎡도 같은 기간 7억5000만원에서 9억5000만원으로 2억원이나 올랐다. 이 단지는 85㎡ 이하 전세 매물이 현재 하나도 없어 매물이 등장하기만 한다면 같은 면적 최초의 10억원대 전세 아파트가 될 것이라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집 찾아 이곳저곳 '점핑' 또 '점핑'

이렇듯 '미친 전셋값'에 놀란 반포동 전세 메뚜기들은 잠실동, 신천동 쪽으로 빠져 새 전셋집을 구하고 있다.

2년 전 반포동 전셋값이 현재는 이곳의 오른 전셋값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갤러리아팰리스 전용 85㎡의 전셋값은 현재 4억9000만원, 리센츠 85㎡는 7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이쪽도 전셋집 없기는 마찬가지다.

잠실동 N공인 관계자는 "반포에서 전세 보증금을 빼서 이곳에 터전을 잡으려는 사람들의 문의가 늘고 있지만 이곳 역시 대기자가 10여명을 넘을 정도로 매물 구하기가 힘들다"고 전했다.

그는 "집주인이 가격을 올려도 살 사람(반포 메뚜기)이 있으니 가격이 오르고 기존 세입자들은 재계약에 부담을 느껴 쫓겨나는 모양새"라고 표현했다.

반포동 메뚜기에 자리를 내준 잠실동 메뚜기들은 암사동, 고덕동 심지어 분당까지 떠밀리고 있다. 암사동 강동롯데캐슬퍼스트 전용 85㎡ 전셋값은 4억원, 고덕아이파크 85㎡는 4억5000만원으로 이들의 형편과 맞아떨어진다. 분당 역시 같은 면적 기준 3억~4억원 초반대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