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알뜰폰 판매 첫날 가보니....

2013. 10. 17. 19:00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이마트 알뜰폰 판매 첫날 가보니....

"장보면 요금 깎아준다는 게 맘에 들어요" 솔깃…문의는 꾸준하지만 실가입은 '저조'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입력 : 2013.10.1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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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이마트 성수점 알뜰폰 매장에는 사람이 북적이는 반면에 바로 옆에 있는 일반 판매 대리점은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배규민
이마트 (246,000원 상승3500 1.4%)가 알뜰폰(MVNO)판매를 시작한 17일. 쇼핑금액에 따라 통신요금을 깎아주는 조건에 고객들의 마음은 얼마나 움직일까.

이날 이마트 성수점 1층 알뜰폰 매장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었다

지난 9월 우체국이 알뜰폰 판매를 시작했을 때보다는 비교적 한산했지만 알뜰폰에 관심은 여전히 높은 편. 고1 자녀를 둔 최모씨(가명)은 "엊그제 장보러 왔다가 이마트가 알뜰폰을 판매한다는 광고를 봤다"며 "딸 아이 휴대폰을 사주려고 오늘 일부러 나왔다"고 말했다. 최씨는 "한 달에 40만~50만원치 장을 본다"며 "장을 보면 통신료를 할인 주는 게 가장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알뜰폰은 일반 통신사보다 기본 요금제가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더욱이 이마트는 장을 볼 경 우 물품에 따라 최소 1000원에서 5만3000원까지 통신료를 깎아준다.

최 씨처럼 알뜰폰에 관심이 있어 일부러 찾은 손님도 있지만, 장을 보러 왔다가 상담을 받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손주를 업고 온 60대의 한 할머니는 "저녁 장을 보러 왔다가 휴대폰을 싸게 판다 길래 왔다" 며 "할아버지 휴대폰을 사줄까한다"고 말했다. 그는 "생각보다 저렴한 것 같다"며 "내일 할아버지와 같이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방문 고객들은 처음에는 알뜰폰에 대해 의아해했지만 상담 직원들이 "이마트와 SK텔레콤 (231,000원 상승4500 -1.9%)이 손잡고 휴대폰을 저렴하게 파는 것"이라고 설명하자 고개를 끄덕였다. 장을 보면 매월 통신료를 깎아준다고 하자 고객들은 더 솔깃해했다.

첫날인 만큼 문의는 많았지만 실제 가입 건수는 저조한 편이다. 이날 오후 3시30분 현재 성수점에서 판매한 알뜰폰은 총 10대다.

대부분 폴더폰으로 60대 전후의 노인들이 많이 가입했다. 판매대행업체인 라츠 한 직원은 "매장 문 열 때만 해도 문의가 쇄도해서 목동점에서 긴급 파견을 왔는데 가입 건수는 많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입 소문을 타면 가입건수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성수점에서는 이마트 진출에 따른 시장의 여파를 단면으로 보여주는 풍경도 연출됐다. 성수점은 다른 매장과 달리 알뜰폰 판매점이 일반 휴대폰 대리점과 나란히 붙어있다. 일반 대리점은 알뜰폰 매장이 오픈하기 전에는 월 300대의 휴대폰이 팔릴 정도로 잘 나가는 곳이었지 만 이날은 고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일반 휴대폰 대리점 직원들은 내내 알뜰폰 매장을 겻눈질 하며 한숨만 내쉬었다. 심지어 대리 점 한 관계자가 이마트 관계자에게 "이러는 게 어딨냐"며 항의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또 성수동 이마트 점장을 비롯해 팬택 등 제조사 관계자, 통신사 관계자들이 줄곧 알뜰폰 매장을 지켜보는 등 고객 뿐 아니라 관련 업계 관계자들도 이마트의 알뜰폰 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걸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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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는 17일부터 전국 100여 곳 매장에서 알뜰폰 판매를 시작했다. 사진은 이마트 성수동점 1층 모습/사진=배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