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16. 23:16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택시 요금 오른 600원 "더 내요" "못내요"
한겨레 입력 2013.10.16 20:10 수정 2013.10.16 20:40
[한겨레]미터기 교체 늦어져 실랑이 잦아
바꿔놓고도 달라는 얌체 기사도
"실랑이 벌이는 것도 아주 일이에요. 주말에는 손님이 돈을 더 못 주겠다고 버텨서 경찰까지 불렀다니까요."
서울의 택시운전사 윤영수(42)씨는 택시 요금이 오른 뒤로 승객과 말다툼을 벌이는 일이 잦아졌다고 했다. 지난 12일부터 서울시가 택시 요금을 올리기로 했지만 아직 순번이 안 돼 택시 미터기를 교체하지 못해서다. 윤씨는 "손님들이 탈 때마다 일일이 요금 인상 소식을 안내하고 돈을 더 내라고 하지만 승객들은 대부분 '왜 미터기에 나온 요금보다 많은 돈을 내게 하느냐'고 따진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시가 택시 기본요금을 600원 인상하면서 서울 시내 택시 기사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기존 택시 미터기를 아직 교체하지 못한 택시가 많은데, 승객들은 '미터기를 교체하고도 요금 인상을 핑계로 또 돈을 뜯어낸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아직 미터기를 바꾸지 않은 택시는 '요금 인상으로 기존 미터기 요금에 600원을 더 내야 한다'는 안내 스티커를 붙여 놨지만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승객은 못 보고 지나치기 십상이다.
30년 넘게 택시를 몰고 있는 박아무개(66)씨는 "손님을 태우고 요금이 올랐다고 설명한 뒤 기본료 600원을 더 달라고 하자 손님이 '난 그런 거 모른다'며 막무가내로 버텨 그냥 포기했다"고 푸념했다. 다른 택시 운전사도 "택시를 타면 다들 100~200원에도 민감해 하는데, 600원을 더 달라고 하면 설명도 듣지 않고 다짜고짜 화부터 내기도 한다"고 했다. 택시를 타는 이들도 의심스럽긴 마찬가지다. 직장인 박아무개(30)씨는 "미터기 요금보다 돈을 더 내라고 해 그렇게 했지만, 타자마자 기본요금을 확인하지 못한 터라 혹시 사기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실제로 미터기 교체 기간을 틈타 얌체짓을 하는 경우도 있다. 미터기를 교체하고도 '요금을 더 내야 한다'는 안내 스티커를 떼지 않고 돈을 더 받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에 등록된 택시만 7만2199대인데, 요금 인상일에 맞춰 한번에 미터기를 교체할 수는 없어 다음달 13일까지 순차적으로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민들이 택시를 기피하면서 이용객도 줄어들었다고 한다. 택시기사 신재철(60)씨는 "기본요금이 올라 단거리 이동 손님들이 부담을 많이 느낀다. 요금이 오르면 한동안 손님이 뚝 떨어진다"고 말했다.
박승헌 서영지 기자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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