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25. 21:35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한반도 기후 급변>한반도 아열대化돼도.. 겨울은 더 추워진다
온난화로 북극해 얼음 녹아 생성된 찬 공기 그대로 유입
문화일보 정철순기자 입력 2013.10.25 11:51 수정 2013.10.25 14:
오는 11월 기온은 평년(30년 평균)보다 크게 떨어지는 등 짧은 가을과 긴 겨울이 예상된다.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11월 한반도는 이동성 고기압과 대륙 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 변동폭이 크고, 지속적인 찬 고기압의 영향으로 평년(4∼12도)보다 기온이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12월에도 대륙의 찬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추운 날씨가 계속돼 매서운 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매서운 겨울 날씨는 지난해와 비슷한데, 2012년 11·12월의 평균 최고기온은 1973년 이래 가장 낮았다. 특히 올해는 시베리아 토양이 평년보다 일찍 얼기 시작해, 대륙의 고기압이 어느 해보다 찬바람을 강하게 일으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12월에는 서해안 지역에 많은 눈이 예상되며, 1월이 되면 전국적으로 폭설이 오는 날이 많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겨울철 추위도 지구온난화와 관계가 크다고 주장했다.
◆매서운 겨울과 지구온난화= 지구의 평균 온도가 상승하면서, 기후는 인간이 예측하기 힘든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겨울철 한반도 추위의 원인으로 꼽히는 북극 진동 역시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있다. 찬 공기를 묶어주는 제트기류는 적도와 북극의 온도 차이가 클수록 강하게 형성되는데, 최근 북극의 얼음이 녹아 바닷물이 상대적으로 따뜻해지면서 제트기류의 힘을 약화시켜 북극 진동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북극해의 얼음이 녹게 되면 한반도의 추위가 강해진다. 북극의 해빙이 녹으면 시베리아와 북극의 기압차가 줄어드는데, 낮아진 기압차이로 인해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북극의 찬 공기가 그대로 한반도로 오게 되기 때문이다. 기상학자들은 이 때문에 겨울철 한반도 온도와 북극해의 해빙 사이에 관계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최영은(지리학) 건국대 교수는 "최근 3년 겨울철 기온이 평년에 비해 낮았지만, 이는 장기적인 현상이 아니다"며 "연평균 기온은 상승추세였고, 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향후 평균 온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21세기 말 한반도 기후는= 올해 여름 한국은 지역에 따라 평년(30년 평균)보다 기온이 1∼2도 이상 높았고, 긴 장마의 영향으로 비오는 날이 많았다. 이는 지난 30년간(1981∼2010년) 진행된 연평균 기온 상승 추세의 한 단면이다. 30년 동안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은 1.2도 상승했고, 겨울철과 가을철에 뚜렷했다. 최근 빙하가 녹으면서 겨울철 평년 기온이 떨어졌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한반도는 계속해서 더워지고 있다.
지난 9월 열린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IPCC)에서 전문가들은 과거 30년간의 온난화 경향은 계속 이어져 2100년 한반도 기후는 지금보다 3.7도 이상 상승하고 해수면은 47㎝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반도의 평균 기온이 3.7도 상승하면, 현재 제주도의 온난한 날씨가 2100년에는 평양에서 나타나게 되고 서울 등 중부지역은 아열대 기후에 접어든다. IPCC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에너지에 불균형을 초래하는 모든 물질과 과정이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고,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CO2)가 주요 원인이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2011년 기준으로 391ppm으로, 산업화(1750년) 이래 40% 이상 증가했다. 온난화는 평균 강수량에도 영향을 미쳐 지구의 해수면은 110년간(1901∼2010년) 19㎝ 이상 상승했다.
◆남부지역의 아열대화= 아열대 기후란 열대 주변에서 주로 나타나며, 월 평균기온이 10도 이상인 달이 한 해 8개월 이상이고, 가장 추운 달 평균기온이 18도 이하인 기후를 말한다. 장기적이지는 않지만 한반도 남부지역은 매년 아열대기후의 특성을 보일 때가 많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부산과 제주, 흑산도 등 5개 도시에서 월평균 기온이 10도 이상인 달이 8개월 이상 나타났고, 2011년에는 서울을 포함해 속초와 강릉, 서산 등 동·서해안 지역까지 범위가 넓어졌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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