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中 `성장핵도시`부각하는 심천시 가보니…

2013. 11. 6. 19:10지구촌 소식

심천, 33년만에 GDP 7234배↑…중국판 한강의 기적
중아실리콘밸리 "지리적 요충지…R&D센터, 한국 전시관, 임대료 무상제공"

 

기사입력 2013.11.05 14:48:49 | 최종수정 2013.11.05 17:00:15

심천, 33년만에 GDP 7234배↑…중국판 한강의 기적
중아실리콘밸리 "지리적 요충지…R&D센터, 한국 전시관, 임대료 무상제공"
기사입력 2013.11.05 14:48:49 | 최종수정 2013.11.05 17:00:15

[르포] 中 `성장핵도시`부각하는 심천시 가보니…
심천, 33년만에 GDP 7234배↑…중국판 한강의 기적
중아실리콘밸리 "지리적 요충지…R&D센터, 한국 전시관, 임대료 무상제공"
기사입력 2013.11.05 14:48:49 | 최종수정 2013.11.05 17:00:15

[르포] 中 `성장핵도시`부각하는 심천시 가보니…
심천, 33년만에 GDP 7234배↑…중국판 한강의 기적
중아실리콘밸리 "지리적 요충지…R&D센터, 한국 전시관, 임대료 무상제공"
기사입력 2013.11.05 14:48:49 | 최종수정 2013.11.05 17:00:15

`천당은 왼쪽, 심천은 오른쪽(天堂向左, 深往右)`이라는 말은 현재의 심천시를 잘 대변해 주는 얘기가 됐다.

이 글귀는 부를 좇아 심천으로 몰려든 중국 젊은이들의 꿈과 야망, 성공과 냉혹한 현실을 그린 소설에서 나온 것이다.

20~30년전만 해도 수많은 심천시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홍콩으로 목숨을 건 탈출을 시도했다. 그러다 강에 빠져 죽는가 하면 군인들 총에 맞아 죽기 일쑤였다고 한다.

하지만 2013년 10월 말. 홍콩 공항에서 수속절차를 마치고 40여분을 버스로 이동한 후 기자가 홍콩-선전 뤄후출입국관리소에서 본 심천의 모습은 과거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심천에서 일과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홍콩 사람들이 홍콩에서 돌아오는 심천 사람들보다 월등히 많았기 때문이다.

심천시는 이제 홍콩의 국내 총생산(GDP)을 뛰어 넘어 성장속도가 가장 빠른 글로벌 도시로 부각하고 있었다.

◆ 홍콩과 합병 추진중인 심천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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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심천시 중아실리콘밸리 조감도

심천은 광둥성 남부 주장 동쪽에 있는 도시로 광둥성과 홍콩의 경계를 이루며 주룽 반도의 북부를 서류하는 심천강 연안에 위치해 있다.

인구는 1322만명정도며 총 면적은 2050㎢다. 이중 391.71㎢가 경제특구로 지정돼 있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에 세계 3위의 국제도시를 목표로 홍콩과의 합병을 추진 중이다.

최근 심천은 중국에서 가장 부자동네로 불린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서울의 강남과 같은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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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중국 중아실리콘밸리 내에서 근로자 2명이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 중이다.

이 도시는 본래 어업을 주요 생계수단으로 하는 인구 2만정도의 작은 어촌마을이었다. 그러다가 1980년 8월 26일 덩샤오핑의 개방정책에 따라 중국에서 제일 먼저 경제특구로 지정, 변모하기 시작했다.

이는 영국으로부터 홍콩과 마카오를 반환 받으면서 정책적으로 지근거리의 심천을 신흥 산업도시로 육성키 위한 중국 정부의 정책적 배려에서 나온 조치라고 한다.

경제특구로 지정된 후 막대한 외국투자를 유치해 제조업이 발달, 요즘은 정보통신과 물류, 금융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홍콩으로 통하는 육로가 있어 홍콩을 찾는 여행객의 중간 기착지로, 관광사업도 활발한 편이다.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곳으로 지난 2006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의 `개혁·개방 성지`를 둘러보기 위해 방문했다가 대취한 사건이 벌어졌던 시리 호수변 `기린산장`이 심천에 있다.

최근에는 지난 4월 권상우·장백지 주연의 영화 `그림자 애인`이 이곳에서 촬영되기도 했다. 이 영화는 현대판 신데렐라와 백마 탄 왕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중국 전역 4000여 극장에서 개봉할 만큼 화제를 모았다.

심천시는 특히, 중국의 다른 지역보다 개방돼 있고 주민들의 생활수준과 교육열이 높은 곳이다.

기온은 연평균 22.4도로, 우리나라 제주도 보다 조금 더 무더운 아열대성 기후다.

기자가 선전시를 찾은 10월 말. 길거리에는 반팔 차림의 사람들이 버스를 탈 때면 운전기사에게 "(더운데) 에어컨 좀 틀어 주세요"라는 말을 하기 일쑤였다.

이 도시의 특징 중 하나는 여자와 남자의 비율이 7대 1정도로, 길거리에는 남자보다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돌, 바람, 여자`가 많기로 유명했던 우리나라의 예전 제주도와 닮아 있었다.

◆ 선전은 `왜` 그리고 `어떻게` 번영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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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와 20여곳의 중소기업 대표 들이 중국 심천시 중아실리콘밸리를 시찰, 미니어처 앞에서 시설·투자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중국 정부는 과거 20~30년 동안 심천시에 파격적인 지원을 쏟아 부었다. 내자든 외자든 외화를 벌어 들일 경우 세금을 면제해 줬고 창업자에게는 자금지원과 각종 혜택을 제공했다. 기업 특혜정책을 기반으로 경제활로를 뚫기 위한 전략이었다.

또 당시로서는 감히 상상도 못할 국유지에 대한 토지입찰제를 도입해 토지 사용권 임대와 매매가 가능케 했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젊은 벤처기업가들의 창업물결이 일었다. `삼성 추격자` 화웨이와 세계적인 포털 텐센트, 전기차 제조업체인 비야디, 중국 최대의 TV 생산업체인 TCL 등이 바로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이 결과 심천은 1979년 1억7900만위안이던 국내총생산(GDP)은 2012년 1조2950억위안으로 33년 만에 GDP가 7234배로 급증했다. 특히 2007년 중국 최초로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넘어 섰고, 지난해엔 2만달러를 돌파하며`중국판` 한강의 기적을 일궜다.

최근에는 최초의 외자은행이 입주하고 증권거래소, 사모펀드, 벤처펀드 등이 들어서며 세계적인 금융자본이 몰려들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삼성전자도 기지국, 무선 중계기 등 통신장비 생산라인을 신설하기도 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통신장비를 해외에서 생산하는 첫 사례다.

평균연령이 29세에 불과한 심천시는 젊은 이민자들에게 `희망의 도시`로 불린다.

상하이 등 중국내 대도시가 이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것에 비춰볼 때 흥미로운 부분이다. 이는 중국 젊은이들이 `심천드림`을 꿈꾸며 이곳으로 대거 몰려왔고, 이 도시에서 자신의 미래를 걸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도시 구성원 대부분이 이민자라는 특성 때문에 중국문화의 특징중 하나인 `관시(關系, 인맥)`보다는 실력을 높이 평가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지식의 척도인 평균 도서 구매량과 도서관 이용률은 중국내 최고를 자랑한다. 그만큼 인재 시장이 발달해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중아실리콘밸리에서 기자와 만난 백정옥 심천시 부시장은 "한·중수교 이후부터 양국간 교류와 합작은 진전을 이뤘다"며 "이에 따라 2012년 기준으로 무역액은 2100억달러를 넘어 섰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심천시는 경제발전의 일환으로 외상투자 우대정책과 면세정책은 물론 공항, 항구, 철도 3대 교통에 대한 지속적인 개발을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 부시장은 "특히, 전자, 전기, 통신부문이 뛰어난 보안구의 중심에 위치해 있는 중아실리콘밸리는 120만 평방미터가 넘는 개발지역에 전시, 회의, 포럼, 공연, 행사 등 다양한 부대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아실리콘밸리는 한국 기업들이 중국을 진출하는데 있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지역중 한 곳"이라며 "첨단 산업도시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심천과 중아실리콘밸리에 대한 투자는 향후 중국 시장과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구축의 의미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 `IT항공모함` 부각 중아실리콘밸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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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황 중아그룹 회장(오른쪽 두번째)이 지난달 23일 중국 심천시 중아실리콘밸리를 방문한 한국측 중소기업 대표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신개념 글로벌 관광상업지역으로 부각하는 중아실리콘밸리는 중국 중아그룹과 보강그룹이 공동투자해 단지를 조성 중이다. 기획면적은 133만3200㎡다. 이중 건물의 기획면적은 120만㎡로, 1기 개발단계는 약 60만㎡며 20억 위안(5일 11시 기준 3483억6000만원)이 넘는 투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10대 플랫폼, 상업센터, 물류센터`라는 기획전략으로 거대한 규모의 박람 및 무역을 병행할 수 있는`IT 항공모함`을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아실리콘벨리는 ▲관광 여행 명승지 ▲전자박람도시, 전자소프트웨어 과학도시 ▲기업본부 베이스, 전자물류 베이스, 첨단기술 부화 베이스 ▲쇼핑, 명품 몰, 대학생 과학기술 창업, 산업문화 창의구역, 생태문화 구역 ▲첨단 과학기술 연구 센터, B2B전자상거래 무역 센터, 세계 회의 및 전시 센터 ▲글로벌 마케팅전략 센터, 국제금융무역센터 ▲전자제품, 다차원 디지털 전자제품, 태양에너지, LED 제품, 물류시스템 지능화 안전제품, 전자소프트웨어 전시 및 거래 등의 플랫폼으로 나뉘어 있다.


여기에는 스타트업 기업뿐만 아니라 애플, 소니, 캐논, 니콘 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도 속속 입주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현재 30%정도 준공된 상태며 앞으로 2~3년 내 완공할 예정이다.

황병황 중아그룹 회장은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중아실리콘밸리의 운영과 관리, 시장개척 능력과 한국의 기술력이 함께 하길 바란다"며 "현재 제공하는 초기 임대료 무상지원과 함께 한국 기업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논의 후 적극 반영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심천 = 류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