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도박 규모ㆍ종류 늘고 있는데…원인과 대책은?

불법도박 규모ㆍ종류 늘고 있는데…원인과 대책은?

원문 |입력 2013.11.16 14:00 |수정 2013.11.16 14

* 인터넷ㆍ스마트폰 등으로 불법도박 접근하기 쉬워져

불법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된 방송인 이수근씨(왼쪽)와 탁재훈씨. /사진=뉴시스

아시아투데이 이진규 기자 = 불법도박을 한 유명 연예인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지는 등 불법도박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일반인들이 직접 도박장을 찾지 않아도 불법도박에 접근할 수 있게 돼 불법도박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그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16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불법도박 전체 규모는 2008년 53조원대에서 지난해 75조원대로 5년 새 크게 증가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관계자는 “인터넷의 발달로 과거에 비해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 일반인들이 불법도박에 배팅을 하는 데 용이해져 불법도박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불법도박의 종류도 ‘주식지수 홀짝 맞추기’, ‘누가 첫 골키퍼로 나오는지’ 등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도박범죄에 대한 감시 업무를 맡고 있으며, 수사권과 사법경찰권이 없기 때문에 도박범죄가 포착될 경우 경찰이나 검찰에 수사의뢰를 하고 있다.

형법 246조에 따르면 도박을 한 사람은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상습적으로 죄를 범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

하지만 도박의 문제점은 도박으로 탕진할 경우 강력범죄나 패륜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카지노를 드나들면서 8000만원 상당의 빚을 진 정 모씨(29)가 어머니와 친형을 살해한 뒤 야산에 매장한 일명 ‘인천 모자 실종 사건’이 최근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도박이 늘고 있는 원인은 우리 사회에 한탕주의가 만연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도박으로 빚을 진 경우 도박 빚을 충당하기 위해 절도나 강도범죄를 저지르거나 자식이 부모를 위협하는 등의 패륜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이어 “도박은 중독이기 때문에 사전에 도박을 막기 위한 교육제도 등이 필요하고 특히 스트레스를 해소할만한 취미가 없는 경우 도박에 쉽게 빠지게 돼 주변의 도움이나 상담활동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 14일 휴대전화 문자를 이용해 해외 프로축구 우승팀에 돈을 거는 이른바 ‘맞대기’ 도박을 한 방송인 이수근씨 등 21명을 적발해 8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3명을 약식기소했다.

검찰은 지난 1월부터 수사에 착수해 이씨를 비롯한 개그맨 김용만(집행유예 확정), 양세형, 공기탁, 가수 탁재훈과 HOT 출신 토니안(안승호), 신화 출신 앤디(이선호), 방송인 붐(이민호) 등 8명이 상습적으로 맞대기 도박이나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을 해 온 사실을 적발했다.
{ ⓒ '글로벌 종합일간지' 아시아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