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18. 20:15ㆍ이슈 뉴스스크랩
유사휘발유, 이제는 ‘헥산’까지
[한겨레] 솔벤트는 물론이고 헥산까지 이용해 4700억원대의 유사 휘발유를 만들어 팔아온 거대 유통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유사 휘발유에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솔벤트에 대한 정부의 관리가 강화되자, 비교적 구하기 쉬운 헥산으로 유사 휘발유를 만들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지방경찰청 수사2계는 솔벤트와 헥산 등을 이용해 유사 휘발유를 만들어 2008년부터 2억4800만ℓ(시가 4721억원어치)을 유통시킨 혐의(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로 13명을 구속하고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과 한국석유관리원의 설명을 종합하면, 원료 공급책인 강아무개(39)씨 등 석유화학업체 대표 9명은 유사휘발유 제조에 사용되는 원료인 솔벤트와 헥산, 메탄올 등을 유령 업체에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주는 방식으로 빼돌렸다. 이렇게 빼돌린 원료들은 운송책을 거쳐 대구·경북·경남, 충북·충남에 있는 제조책에게 전달했다. 이들이 만든 유사 휘발유는 다시 유통책을 거쳐 길거리에 있는 판매업자들에게 공급됐다. 경찰은 지난 1월 이들이 유사 휘발유를 만들어 유통시킨다는 첩보를 입수해 한국석유관리원과 함께 수사를 벌여왔다.
유사 휘발유는 보통 용제라고 불리는 솔벤트에다가 메탄올, 톨루엔을 섞어 만든다. 가장 비싼 솔벤트는 보통 50%가량 첨가한다. 폭발성을 갖고 있어 유사 휘발유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물질이다. 하지만 이들은 제조단가를 낮추려고 솔벤트 첨가 비율을 30% 정도까지 낮추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사 휘발유에서 솔벤트 첨가 비율이 낮아지면 연료 연소가 잘 되지 않아 유해가스 배출과 엔진 부식 등이 더 심해진다. 솔벤트 가격은 ℓ당 1500원 정도고, 메타놀과 톨루엔은 각각 ℓ당 500원과 1000원 정도다.
특히 이들은 지난해 한국석유관리원이 솔벤트 유통 감독을 강화하자, 솔벤트 대신 헥산으로 유사휘발유를 만드는 방법까지 개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솔벤트와 마찬가지로 폭발성이 있는 헥산은 ℓ당 가격이 400원 정도로 솔벤트보다 훨씬 싸다. 이것도 모자라 폐유기용제까지 구해와 정제작업을 통해 유사 휘발유 제조에 필요한 헥산 성분을 뽑아내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강대혁 한국석유관리원 용제관리팀장은 “솔벤트 대신 헥산을 첨가해 만든 유사 휘발유는 환경뿐 아니라 자동차에도 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므로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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