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자 고작 年2%" 돈 어떻게 모으나 했더니…
2014. 1. 22. 20:37ㆍ생활의 지혜
"은행이자 고작 年2%" 돈 어떻게 모으나 했더니…
[금리+α 시대 열렸다] 1부-② 눈높이 낮춘 투자자들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입력 : 2014.01.2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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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로 인한 손실의 학습효과와 저금리·저성장의 장기화로 투자자들의 눈길이 향하고 있는 곳은 '금리+α'를 추구하는 중위험·중수익 상품들이다. 큰 리스크를 수반하는 두 자릿수 대박 투자보다 원금 손실 위험이 거의 없으면서 은행 예금금리보다 3%포인트 정도만 수익을 더 주면 만족하겠다는 것이다.
◇젊은층까지 투자성향 보수화 뚜렷〓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가까워 오면서 자산관리의 보수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해대 신영증권 강남지역본부장은 "영업현장에서 20년 넘게 몸담아 오며 많은 고객을 만났지만 과거와 사뭇 다른 모습"이라며 "단기 수익률보다 중장기 수익률을, 리스크 대비 고수익보다 지속적인 중수익을 원하는 고객이 늘었다"고 말했다.
주식 투자가 가장 활발한 미국에서조차 투자자들의 보수화는 뚜렷하다. 세계 최대의 채권 운용사인 핌코의 제임스 무어 연금 투자전략가는 지난 7일 투자전문 사이트 마켓워치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에서 가장 큰 인구집단인 베이비부머들이 곧 65세 은퇴 연령을 맞게 된다"며 "은퇴를 맞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소득과 함께 투자 포트폴리오의 가치 하락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청년층마저 보수화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의 평균 연령은 2011년 47.4세에서 2012년에는 48.6세로 늘어났다. 거래소 고위 임원은 "젊은층 사이에 주식 외면 현상이 두드러진다"며 "청년실업 탓에 주식 투자할 여력도 없겠지만 직장에 들어가서도 주식으론 눈길도 안 돌린다"고 말했다.
핌코의 무어는 인구 고령화로 연금제도의 지속성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젊은층의 투자 성향이 보수화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젊은층은 부모세대처럼 연금 수령보다는 자신의 저축을 더 많이 의지하게 될 것"이라며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소득과 자산 가치 방어가 젊은층에게도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떨어진 금리수익 채워라" 대박보다 중박〓 전문가들은 현재 은행 예금금리가 티핑포인트 밑으로 떨어졌다고 보고 있다. 티핑포인트란 베스트셀러 작가 말콤 그래드웰이 소개한 개념으로 어떤 일이 처음엔 미미하게 움직이다 어느 지점을 지나 급격히 확산되는 지점을 말한다. 금리가 일정 범위를 벗어나면 일정한 이자소득을 얻기 위해 필요한 원금의 규모가 크게 변하는데 이 일정 범위를 금리 티핑포인트로 볼 수 있다.
현재 국내 은행 예금금리는 평균 2.5%로 세금을 제외하면 2%대 초반 수준. 금리가 '티핑포인트' 밑으로 떨어지면서 이자로 생활하기 위해 필요한 은퇴자금이 급증했다.
연 1000만원의 이자를 얻는데 필요한 원금은 금리가 10%일 때 1억원, 5%일 때 2억원, 2%일 때 5억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김영만 미래에셋증권 삼성역지점 차장은 "은퇴에 필요한 자금이 늘어나는 만큼 자산을 획기적으로 늘리기보다는 기존의 이자수익 부족분을 만회하기 위해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추구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 4% 금리에도 몰려드는 자금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면서 수익이 은행 예금금리보다 높다고 하면 자금의 쏠림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시황과 관계없이 금리보다 높은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롱숏 공모펀드는 설정액이 지난해 초 1000억원대에서 현재 1조5000억원을 넘어서며 1년만에 15배 급증했다.
현대증권이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공모한 특판 주가연게증권(ELS)에는 310억원 모집에 1620억원의 자금이 몰려 5.2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만기 1년의 원금 부분보장형 ELS로 기초자산의 가격이 기준지수의 100% 이상이면 연 4.3%, 35%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연 4.0%의 수익을 지급한다. 설혹 35% 미만으로 떨어져도 원금의 95%를 지급해 최악의 경우에도 손실은 원금의 5%로 제한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멀티에셋펀드 및 인컴펀드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재간접형 해외투자펀드로도 자금이 유입돼 해외수익증권 투자규모가 전년보다 2조1892억원(28.53%) 늘어났다. 인컴펀드란 주식 등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보다 이자, 배당 등 정기적인 수입을 목표로 하는 펀드를 말한다. 자산배분펀드 역시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되 상황에 맞춰 자산별 투자비중을 조절하는 상품으로 분산투자에 적합해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분류된다.
반면 해외주식투자 규모는 전년 말보다 1조8483억원(8.27%) 감소해 20조5061억원에 그쳤다. 미래에셋증권 삼성역지점의 김 차장은 "주식에 직접투자하는 자산가들은 거래를 자주 하지 않으며 ETF(상장지수펀드) 등을 주기적으로 장기 보유하는 고객이 많다"며 "이들 중 최근 자산의 일부를 지수형 ELS나 월지급식 수익증권으로 분배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에 눈높이 낮춘 투자자, 대체투자도 활발 〓 투자자들이 중위험·중수익을 쫓는 이유는 고위험을 감수해도 고수익을 보장할 수 없다는 학습효과와 함께 저금리로 수익률에 대한 기대치도 하향평준화됐기 때문이다. 저성장·저금리가 고착화되면서 직접투자를 통한 고수익보다 꾸준히 잃지 않고 투자할 금융상품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 것.
정영완 삼성증권 상무는 "개인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방법을 옆에 두고도 대박을 추구하느라 일부 테마주에 투자해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간의 학습효과를 통해 안정적인 자산관리 해법을 찾아가고 있는 단계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금리에 알파를 추구하는 자산관리 트렌드가 다양한 금융상품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전의 고금리·고성장시대로 회귀하기가 쉽지 않다는걸 투자자도 인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권기둥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금 같은 초저금리 시대에는 현금흐름 부족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위험·중수익 상품투자로 금리하락에 대한 이자소득 감소분을 상쇄하고 인적자산의 가치를 높여 근로소득을 창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근로기간을 최대한 늘려 부족한 은퇴자금을 확보하되 변동성은 낮추고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안정적으로 거두기 위해 간접투자를 다방면으로 늘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따라 대체투자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권 선임연구원은 "부동산도 개인이 직접 공실률을 줄이고 빌딩을 관리하려면 비용과 시간, 리스크가 상당하기 때문에 리츠를 비롯해 간접투자상품이 생긴 것"이라며 "5~6%대의 수익률을 내면서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해외 인프라펀드나 유전펀드, 부동산펀드 투자가 늘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형펀드 순자산은 6조2000억원 감소한 반면 부동산펀드와 특별자산펀드의 순자산은 각각 4조2000억원과 5조원씩 늘어났다. 한 증권사 리테일영업 관계자는 "이미 다수의 투자경험을 통해 손실을 본 경험이 있는 개인들은 더 이상 몰빵이나 허황된 고수익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저금리시대라는 것을 인정하고 다양한 대안투자에 대해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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