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몰락, 최대주범은 `사일로`
2014. 2. 10. 20:15ㆍC.E.O 경영 자료
소니의 몰락, 최대주범은 `사일로`
10년 이상 소니에 근무한 뒤 미국 회사로 이직한 A씨는 이번 소니의 구조조정 결정에 대해 "회생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해 물러난 하워드 스트링어 전 최고경영자(CEO)조차 지적한 바 있는 내부 정치 문제를 아직 해소하지 못했다. 수익이 나는 게임기나 카메라 부문은 절대 희생하려 하지 않고 타 사업부에 도움도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스트링어 전 CEO도 "소니는 사일로(silo)가 너무 많아 소통하기 힘들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사일로는 곡류 입자를 보관하는 탑형의 곡류저장고를 말하는 것으로 조직 각 부서가 다른 부서와 담을 쌓고 자기 부서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현상을 말한다.
소니의 강점으로 분류됐던 '영화' '음악' 등 콘텐츠 사업이 하드웨어 사업에 도움이 되지 못한 점도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소니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4에서 '플레이(Play)'로 초점을 맞춘 제품이나 '원 소니' 등의 계획을 밝혔지만 스마트폰 TV PC 카메라 등 주력 제품 판매로 이어지지 못했다. 독자적 플랫폼이나 운영체제(OS) 없이 콘텐츠와 하드웨어의 결합은 시너지를 발휘하기 힘들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소니의 미디어 사업 진출은 4대 CEO인 이데이 노부유키 회장이 결정했다. 영화와 음악, 게임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안 LCD패널 투자 시기를 놓쳤으며 워크맨은 애플 아이팟에 밀렸다. 이는 결국 TV와 스마트폰, PC 등 캐시카우 사업의 부진을 가져왔다.
소니 경영진은 단기 매출과 이익에 급급한 경영을 중시했다. 지난 3년간 4조~5조원(4268억~4736억엔)의 연구개발(R&D)비를 집행했는데 이는 삼성전자의 절반(11조~12조원)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더욱이 사업부 10개 부문에 골고루 분배하기 때문에 주력 분야에 집중하기 힘든 구조다.
산업구조 격변기엔 '글로벌 빅히트 상품' 없이 회생하기 힘들다는 점을 소니가 말해주고 있다. 지난 3년간 산업을 좌지우지했던 스마트폰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소니는 2011년 말 에릭슨과의 합작법인을 청산하고 에릭슨 지분을 인수한 후 '소니모바일'로 재편했다. 그러나 일본 시장 외에는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시장 점유율 5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다. 소니가 TV와 PC 부문 사업과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격차가 많이 벌어져 반사이익을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얘기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점유율이 많이 내려간 데다 분사를 한다고 해도 반사이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장기적으로 소니가 TV 사업을 정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손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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