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15. 21:26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김동규의 나홀로 히말라야 트레킹 5일째
내 안의 신이 당신의 신에게 인사합니다 월간마운틴 글 사진 김동규 편집위원 입력 2014.02.14 11:08 수정 2014.02.14 11:09
#5 -안나푸르나 라운드5일째(9/17)
차메(2670m, 7시40분) -브라탕(2860m, 9시40분) -두쿠레포카리(3145m, 12시10분,점심)-피상(3200m, 14시50분) -어퍼피상(3305m, 15시40분,호텔 마낭 마르샹디)
아침 다이닝룸에서 가이드 다야(Daya)를 알게 되었는데,그는 나를 만나자 무척 반가워했다.그는 나를 붙잡고"그동안 가이드 일을 하면서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하여 경쟁률50대1이 넘는 취업비자를 땄다"고 자랑했다.또한 벌써 일할 곳도 정해져서 연말쯤 부산에서 근무하게 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차메는 마나슬루가 보이는 곳이었지만,그와는 다음에 직접 대면을 하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 차메를 벗어나는 길에 만난 마니벽과 돌단계단 끝 부분의 황금빛 케니게이트. 아무리 강력한 악귀라 할지라도 이 마을에는 감히 들어오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감히 발을 들여놓을 수 없는 신들의 마을
마을 끝,산 쪽으로 세워진 마니석의 울긋불긋한 오색 빛이 빗물을 머금어 더욱 선명히 드러났다.그리고 몇 걸음 떨어져 풀과 사이좋게 공존하고 있는 돌계단 끝의 도금을 한 케니게이트는 여간 고상한 모습이 아니었다.마을마다 같으면서도 다른 케이게이트를 비교 감상하는 것도 벌써 히말라야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가 되었다.
역시 히말라야의 예술가도 획일화는 생각할 수도 없었다.탈의 것은 최고로 단조로운 반면,이곳의 케니게이트는 품격으로는 히말라야 최고의 것으로 평가될 정도였다.그래서 아무리 강력한 악귀라 할지라도 이 마을에는 감히 들어오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과 나누는 인사.내 안의 신이 당신의 신에게 인사를 합니다.
"나마스테."
"나마스테."
며칠 사이에 발음이 어색하지 않다.
간간히 지나치는 트레커들과 인사를 나누며 두 시간 만에 도착한 브라탕(Bhratang).길 양쪽으로 마주보고 있는 두 채의 집은 빗속의 풍경과 일체가 되어 있다.사과밭 돌담길 사이의 길은 비에 젖어 촉촉했다.아스라이 구름 속에 가려진 그 너머는 신선이 살 듯 해서 감히 나 같은 속인이 발을 들여놓아도 좋은지 누군가의 허락이 필요할 것 같았다.
↑ 비에 젖은 두크레포카리. 뒤에 보이는 바위벽은 대 절개지 파웅다단다.
내가 가는 곳이 곧 길이다
이렇게 주춤주춤하며 들어선 브라탕은 사과밭으로 유명했다.사과의 가격 또한 저렴해 네 개를 산 뒤,두 알은 먹고 나머지 두 알은 배낭에 집어넣었다.사과밭이 끝나는 곳에서는 포터들이 쉬면서 사과를 하나씩 물고 있었다.엉성한 사과밭 울타리를 넘어서 따온 것이었다.
곧이어 나타나는 길에는'당분간 공사 중으로 폐쇄하니 우회하라'는 푯말과 함께 울타리가 둘러져 있었다.네팔어로 써 있어도 주변 상황으로 보아서 무슨 말인지는 알겠으나,편한 길을 놔두고 강 밑으로 한참 내려가야 하는 길은 선뜻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다.
조금 기다리니 사과를 먹던 포터들이 나타났다.그들이 태연히 봉쇄용 울타리를 넘자 나도 뒤를 따랐다.도로 확장공사는 바위 산 암벽 옆구리를 굴착기로 파서 길을 만드는 중이었지만 지금은 중단된 상태였다.
다시 다리를 건너고부터는 오랫동안 오르막이 시작되었다.비가 다시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하는데,마침 무인대피소 하나가 나타났다.그곳에 들어가 간식을 먹으며 혼자서 쉬고 있는데,사람들이 하나둘 들어와 금세 혼잡해졌다.마침 아침에 만났던 가이드 디야가 들어오기에 간식을 나누어 주고 이곳의 지명을 물어보니'데우랄리'라고 했다. '데우랄리'란'큰 고개를 오르기 전 쉬는 곳'이라는 뜻.우리나라 산은 보통 고개를 다 올라가 전망 좋은 곳에서 쉬는 법인데,산이 높은 이곳에서는 고개를 오르기 전 숨을 고르는'데우랄리'가 반드시 필요한 듯싶다.
↑ 어퍼피상에 가까울수록 플라밍고의 군무 같은 핑크빛 메밀밭이 펼쳐진다.
힘든 오르막 후에 좋은 경치로 보상 받다
비가 그치는 것 같아 출발했으나 이내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두쿠레포카리(Dhkhure Pokhari)에서 마침 점심시간이 되어,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로지를 찾아 들어갔다.로지 안은 난로를 피워 놓아서 젖은 옷가지 등을 말릴 수 있었다.
카르테에서 만났던 피에트가"이곳에서 다리를 건너 타르캉고트(Tarkang Goth)를 지나 어퍼피상(Upperb Pisang)에 이르는 마을길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그러나 길이 뚜렷하지 않아 헤매기가 쉽고,지금은 비가 와서 어차피 전망도 없을 것이므로 로우피상(Low Pisang)으로 가기로 했다.
로우피상을 지나니 로지 창문으로 가이드 다야가 나를 보고 손짓했다.그의 손길을 따라 따끈따끈한 난로 앞에서 밀크티 한 잔을 마시고 다시 서둘러 강을 건넜다.현대식 현수교 다리 밑으로 작은 옛날 목제 다리가 나란히 있었는데,표지판은 여전히 옛날 다리로 유도하고 있었다.
어퍼피상 마을은 능선상의 마을들이 양떼처럼 모여 있고,커다란 곰파는 이들을 보호하는 목자(牧者)의 모양을 하고 있었다.멀리서는 목자 곁을 지키는 양떼 무리들이 눈길을 돌리지 못하게 하더니,가까이 다가갈수록 빨간 메밀밭이 어서 오라고 손짓을 했다.차메 마을부터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 메밀밭은 이곳에서 본격적인 들판을 형성했다.그러나 그 색깔이'소금을 뿌린 듯한'색이 아니라'플라밍고의 군무'같은 핑크빛이었다.
핑크빛 메밀밭은 달빛 아래가 아닌 회색빛 구름 밑에서 달콤하고 황홀한 신방을 만들어 냈다.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어퍼피상을 바라보고 또 로우피상을 뒤돌아보며 느긋한 보폭으로 걸었다.하느님은 공평하다고 할까?힘든 오르막을 오르면 항상 좋은 경치로 화답한다. ⓜ
To Be Continued...
'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女대표팀, 쇼트트랙 3000m 계주 금메달 쾌거 (0) | 2014.02.18 |
---|---|
주차장,카트에 무료 와이파이까지…전통시장의 변신 (0) | 2014.02.16 |
새로운 설레임을 가슴에 안고.... (0) | 2014.02.15 |
安측, 당명 공모 마감..5천100여건 응모 (0) | 2014.02.14 |
韓 국민, '태어날 때부터 4천만원 빚쟁이' (0) | 2014.0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