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했던 장소 왜 갑자기 바꿨나?

2014. 2. 20. 21:59이슈 뉴스스크랩

공지했던 장소 왜 갑자기 바꿨나?

총학생회 함구… 의혹 증폭

총 행사 예산 9000만원 책정

실제 계약금액은 5400만원

115명의 사상자가 난 경북 경주 마우나리조트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주도한 부산외대 총학생회가 장소 변경 등 이번 사건과 관련한 핵심 사항에 대해 함구하고 있어 의혹만 키우고 있다.

20일 부산외대에 따르면 총학생회는 지난달 중순 경주 켄싱턴리조트를 사전 답사한 뒤 내부적으로 이곳을 행사장으로 결정, ‘신입생 예비대학 안내문’에 이를 명시한 일정표를 만들어 각 가정에 발송했다. 전체 신입생 2100명 중 1190명이 참석을 통보하고 회비를 납부했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무슨 이유인지 행사 직전에 장소를 사고가 발생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로 급히 변경했고, 17일 1차로 아시아대학과 유럽·미주대학 신입생 등 1012명이 참가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부산외대 측은 19일 브리핑을 통해 “애초 켄싱턴리조트를 예약했지만 리조트 측에서 ‘취소’ 통보가 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한 데 이어 20일에도 “총학이 켄싱턴리조트와 계약한 계약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분명히 계약서가 존재한다. 나중에 경찰에서 다 밝혀지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본지가 켄싱턴리조트 측에 확인한 결과 아예 계약 자체를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관호 켄싱턴리조트 영업팀장은 “지난 1월 중순 부산외대 총학생회 팀이 찾아와 수용인원, 시설 점검을 하는 등 답사를 한 것은 맞지만 당시 구두계약을 포함해 어떤 계약도 한 사실이 없고, 당연히 이후 ‘계약취소 통보’도 한 적이 없다”며 “부산외대 측에서 자꾸 ‘계약 취소 통보’ 얘기가 나오는데, 우리도 황당해 적절한 대응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총학생회 또 다른 간부는 “경찰 조사에서 리베이트 관련도 다 말했고, (이번 행사와 관련) 리베이트를 받기로 약속한 사실은 없다”고 언급했다.

학교 측은 이번 오리엔테이션 행사와 관련해 총학이 교통비를 포함해 9000만원의 예산을 책정했다고 발표했지만 경찰은 이벤트업체와 리조트 간의 행사 계약금액이 5400만원이라고 밝혀 3000만원 정도 차이가 발생해 장소 변경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부산·경주=전상후·이정우·이보람 기자 sanghu6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