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방 구하기' 전쟁 중..대학생 주거난 어떻게 푸나?

2014. 3. 7. 19:26건축 정보 자료실

[뉴스플러스] 대학가 '방 구하기' 전쟁 중..대학생 주거난 어떻게 푸나?

MBC | 조국현 기자 | 입력 2014.03.05 21:12 | 수정 2014.03.06 07:

 

 

[뉴스데스크]

◀ 앵커 ▶

새학기가 시작됐지만 대학가에서는 아직도 방을 못 구해서 발을 동동 구르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오늘 뉴스플러스에서는 먼저 대학생들의 방 구하기 전쟁 얼마나 심각한지 취재했습니다.

이어서 참신한 대안도 찾아봤습니다.

조국현, 노경진 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제대하고 이번 학기에 복학한 맹운용 씨, 이미 개강은 했지만 수업이 빌 때마다 학교 주변 부동산을 다니는 게 일입니다.

◀ 부동산 중개인▶

"800에 50 방 하나 남아. 최대한 싼 게 그거에요. 현재로는."

이곳저곳 발품을 팔아 봐도,

"여기 방 있나요?"

"방 없어요"

"(방) 없는데요. 다 나갔어요"

주머니 사정을 맞추다 보면 결국 공동화장실에, 벽지가 해어진 방들만 남아 발길을 돌립니다.(월세 50만원)

◀ 부동산 중개인▶

"화장실 있는 집은 10만원, 창문 있는 덴 5만원 더 줘야 되는 거지."

천만원 가까운 보증금이
마련 안 되면 다음 선택은 '고시원'입니다.

그러나 고시원 가격도 많이 올라 월 43만원, 방이 비좁은 것뿐만 아니라 항상 조용히 해야 한다는 것도 견디기 힘든 점입니다.

◀ 윤 모 씨/고시원 거주자▶

"박자 맞추면서 노래 조금 흥얼거리면 바로 옆방 사람이 조용히 해 달라고 하죠."

'친구들과 방을 합치는' 방법도 있습니다.

아홉 번 이사 경험이 있는 권지웅 씨는 결국 살 만한 방을 구한 뒤 보증금 천만원에 월세 55만원을 4명이 나눠 내는게 최고라는 결론을 냈습니다.

◀ 권지웅 ▶

"(집) 비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선택할 여지가 없으니 친구랑 같이 사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되죠."

이렇게 한달 주거비로 나가는 돈이 최소 4, 50만원, 아르바이트로 번 돈의 3분의 2가 월세로 나갑니다.

◀ 권지웅 ▶

"돈을 벌어야 하다보니 공부를 하기가 어렵고 성적이 뒤쳐지면서, 장학금도 적어지고. 이런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되는 거죠."

◀ 리포트 ▶

전국의 대학 기숙사는 현재 전체 학생의 18% 정도를 받아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방 학생들이 수도권으로 몰리다 보니 수도권 대학의 수용률은 13%로 떨어집니다.

결국 집을 떠난 대학생 3명 가운데 한 명은 기숙사에 살지만, 나머지는 전세나 월세를 전전해야 하는 겁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행복기숙사는 이제 첫걸음을 뗐고, 전세금 대출로 해결하기도 쉽지 않은 문제.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여기 조금은 독특한 주거 공간에 살고 있는 대학생들이 있습니다.

◀ 리포트 ▶

"다녀왔습니다."

"어서와"

정호순 할머니는 요즘 해질녘 이때가 하루 중 가장 즐겁습니다.

할아버지와의 사별 후 말벗 하나 없이 적막했던 집안에 대학생 김성경 씨가 룸메이트로 들어온 겁니다.

반값에 방 하나를 내줬지만 아깝지 않습니다.

◀ 김성경/ 서울여대 4 ▶

"원룸은 아무래도 여자 혼자 살면 위험하기도 하고 학교도 가깝고 할머니도 너무 잘해 주시고 그래가지고 원룸보다 훨씬 괜찮은 것 같아요."

"찰칵! 사진 너무 잘 나왔다."

스마트폰, 컴퓨터는 어떻게 쓰는지 알려주는 등 소소한 생활 도움을 주는 것도 계약 조건, 노인 고독과 대학생 주거난을 동시에 해결하려고 서울 노원구가 아이디어를 낸 사업입니다.

과거 '독서실 총무'가 부활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 대학생들은 대학이 아닌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지냅니다.

월 10만원만 내는 대신 기숙사에서 함께 사는 고등학생들의 공부를 봐 줍니다.

◀ 차현준 / 면목고 2 ▶

"나이차가 좁으니까 정말 친한 형같이 즐겁게 수업할 수 있는 점이 좋은 것 같습니다."

중랑구와 면목고등학교, 서울시립대가 공동추진하는 '기숙 멘토링 사업'입니다.

◀ 차무중/ 서울시립대 4 ▶

"대학생 입장에서는 이제 주거랑 용돈 내지는 생활비를 벌 수 있는, 두 가지 모두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곳곳에 존재하는 빈 거주공간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나누면 이처럼 의미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MBC뉴스 노경진입니다.

(조국현 기자 jojo@m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