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난립하는 대부업체, 민생피해 속출..대책은?

2014. 3. 29. 20:05이슈 뉴스스크랩

[뉴스플러스] 난립하는 대부업체, 민생피해 속출..대책은?

MBC | 염규현 기자 | 입력 2014.03.28 20:39 | 수정 2014.03.28 21:15

[뉴스데스크]

◀ 앵커 ▶

대부업체가 보내는 이런 대출광고 문자 많이 받아보셨죠?

최근 두 달 동안만 20만 건의 대부업체 문자가 발송돼서 5천여 건이 실제 대출 사기로 이어졌습니다.

전국적으로 1만여 개가 넘을 만큼 대부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는 게 가장 큰 원인입니다.

오늘 뉴스플러스에서는 급한 돈 필요한 서민을 울리는 이런 대부업체들의 실태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염규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정부, 지자체 합동 대부업체 단속현장.

서울 구로구에 등록된 대부중개업체를 찾아갔더니, 엉뚱한 다른 회사 사무실입니다.

◀ 사무실 관계자 ▶

"그 분은 여기 안계세요. 미치겠네요. 계속 주소옮기라고 말씀드렸거든요."

석달치 임대료만 내고 주소를 빌려 구청에 대부업 등록만 하고 사무실은 애초에 차리지도 않았습니다.

◀ 최용일/구로구청 지역경제과 ▶

"거주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돼서 등록취소를 할 예정이고요."

이런 식으로 영업하다 잠적하는 대부중개업체들로 인한 피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돈을 빌린 29살 김 모씨는 한달만 고금리를 내면 둘째달부터는 10%대 금리를 적용해준다는 말을 믿고 대출 서류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대출은 대부업 최고 금리인 39%였고, 중개업체는 잠적했습니다.

◀ 김 모씨/대출사기 피해자 ▶

"한 달만, 딱 한달만 (고금리로) 쓰래요. 그 다음에 13.3%로 갈 수 있다고 했어요. 혹했죠. 한 달이 지났어요. 그런데 연락이 없는 거예요."

중개업체들이 저금리로 유인해 고객들을 모집하고, 정작 대부업체 등엔 고금리로 대출을 알선한 뒤 사라지는 전형적인 대출사기입니다.

◀ 염규현 기자 ▶

우리나라의 대부업체는 전국에 1만개가 넘는데요.

서울에만 4천 곳에 육박해 편의점 수와 맞먹습니다.

대부업체들이 왜 이렇게 많이 생겼는지, 난립에 따른 사기대출 등 피해를 막을 방법은 없는지 남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아파트, 평범한 가정집이 대부업체 사무실입니다.

표준계약서도 쓰지 않고 2억원 넘는 대출금이 오고갑니다.

◀ 단속공무원 ▶

"이자율부터 시작해서 계약서에 (세부 조건을) 명기를 해서 교부를 하셔야 되거든요. 이런 것들이 다 여기는 빠져있죠."

주택가 옥탑방을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 김모씨/대부업자 ▶

"소문 듣고 돈벌이가 된다고 해서. 돈벌이가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봤을 때."

전국 1만여개 대부업체 가운데 98%는 사실상 이런 구멍가게 수준의 영세업체들.

현행법상 숙박업소가 아닌 곳에서 등록비 10만원 만 내면 누구나 대부업체를 차릴 수 있습니다.

등록 요건은 하루 8시간 교육을 받는 게 전부입니다.

◀ 대부업 교육생 ▶

"다른 자격증보다 편해요. 교육만 들으면 이수증 나오니까. 그거 있으면 사업장도 낼 수 있고 하니까."

대부업체 난립은 부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1만여개 업체가운데 금융감독원은 상위 150여 업체만 관리하고 나머지는 각 지자체가 떠안고 있는 실정입니다.

◀ 나도남/서울시 민생경제과 ▶

"우리가 짧은 시간에 점검을 하면서 다 파악을 하기가 어렵고 (대부업체들이) 기록을 자세하게 안 해놓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래)내역을 확인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따라서 대출 사기 등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소비자 본인이 주의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드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표준계약서를 쓰고, 최종 이자율이 얼마인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여기에 일본처럼 최소자본금과 장소 기준을 현실화하고 거래계좌도 촘촘히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최소자본금을 5천만원으로 하고, 고정사업장을 갖추도록 하는 등 관련법을 건의해 이미 국회에 발의된 상태.

하지만 국회에 발의된 대부업법 개정안은 벌써 1년 넘게 잠만 자고 있습니다.

MBC뉴스 남재현입니다.

(염규현 기자 email@m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