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22. 21:16ㆍ이슈 뉴스스크랩
<세월호참사>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로 맞춰보는 침몰 원인
구조변경·과적→지연출항→무리한 변침과 과속→대응미숙→복원력 상실→침몰 연합뉴스 입력 2014.04.22 18:28 수정 2014.04.22 19
구조변경·과적→지연출항→무리한 변침과 과속→대응미숙→복원력 상실→침몰
(진도=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세월호 참사가 발생 일주일째를 맞는 가운데 공개된 세월호 항적과 검찰의 수사로 침몰 원인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좁은 수로에서 초보 선원들의 무모한 운항과 대응미숙, 여객선 개조 후 생겨난 구조적 선체결함 의혹 등이 맞물린 침몰원인은 말 그대로 총체적 인재로 밝혀지고 있다.
↑ 사고 당일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분석한 시간대별 항로 모습.
↑ 세월호 침몰사고 원인은 3배 이상 화물을 과적하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복원성을 상실해 발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 16일 전남 진도해역에서 침수된 여객선 세월호에서 해양경찰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 지난 16일 침몰한 세월호 선원들이 해경 경비정으로 탈출하고 있다. 오른쪽의 구명벌은 펼쳐지지 않은 채 방치돼 있다. 선원들은 22일 구호에 최선을 다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해경 배에 탑승해 구조활동을 했다"고 대답했다.
↑ 침몰 세월호 증설 전후 화물 중량 비교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일본에서 도입 후 개조한 세월호 복원성 검사를 하고 승인해준 한국선급(KR)은 구조변경 뒤 무게중심이 51㎝ 높아져 화물을 덜 싣고 평형수(平衡水·밸러스트)를 더 채우도록 했지만 선사가 이를 무시하고 화물을 과적, 사고를 불러왔다고 밝혔다.
◇'늦겠다' 과속 운항
해양수산부가 공개한 사고 당일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살펴보면 세월호는 오전 7시 28분부터 8시까지 시속 39km 최고속도를 내며 맹골수도로 향했다.
시속 39km는 세월호가 낼 수 있는 최고 속도이다. 이 배의 최대 선속은 21노트, 즉 시속 38.892km이다.
세월호는 맹골수도에서 변침(變針)한 오전 8시 26분 이후 협로를 운항하면서도 속도를 19노트 이상 유지했다. 평소 맹골수도 진입 이후 속도는 17~18노트였다.
직선 구간도 아닌 물결이 세기로 악명이 높은 맹골수도에서 최대 속도 운항은 상식적으로 무리한 운항이었다.
세월호는 기상악화로 예정된 시각보다 2시간 늦게 출발했다. 지연 출발로 잃은 시간을 되찾으려 과속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 무리한 변침…직접적 첫 원인
과속 차량이 핸들을 심하게 꺾으면 사고가 나듯이 무리한 변침은 선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검찰에 구속된 조타수 조모(56)씨는 "(내가) 실수한 부분도 있지만 키가 평소보다 많이 돌았다"고 말했다.
위험수로인 만큼 3~5도 각도로 방향선회(변침)를 해야 하지만 이를 훨씬 크게 조작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와 관련 20년 베테랑의 한 조타수는 "보통 느릴 때보다 빠르게 운항할 때 배가 잘 돈다(키가 잘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초보 항해사·조타수의 미숙한 대응도 화를 더 키웠다.
조타실을 맡았던 항해사 박씨는 경력 1년이 조금 넘은 3등 항해사였다.
박씨는 세월호를 탄 지 5개월이 안 됐으며 사고가 발생한 맹골수도 해역을 이날 처음 운항했다.
조씨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조타 경력이 길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4분 새 115도나 회전한 이유는
여객선은 꺾을 수 있는 최대 각도가 한쪽으로 35도다.
세월호 AIS 기록을 살펴보면 4분 사이에 115도나 회전한 이유를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조타수 조씨가 무리하게 타각을 한 세월호는 거센 물살에 휘청거렸고 조씨는 이를 잡기 위해 왼쪽으로 키를 무리하게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항적기록에서 누락됐던 3분 36초는 발전기 정전이 원인으로 보인다. 항적을 복구한 결과 크게 두 차례 변침을 했다.
또 정전 복구 이후 우측으로 돌아간 조타키가 되돌아오지 않고 오히려 빠르게 돌아가면서 급회전 을 더 키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좌현변침으로 감겨있던 키가 복원이 되지 않아 배를 더 기울게 했다는 것이다.
그 이후 세월호는 추진동력을 잃고 좌현이 기운 채 거센 물살에 힘없이 밀려 올라갔다.
최초 8시 48분 변침 이후 52분까지 4분 사이에 배는 복원력을 상실한 셈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외방경사(선체가 급회전하면서 균형을 잃고 침몰하는 것)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조타기 고장?…선체결함 의혹은
세월호는 침몰 2주 전부터 조타기 전원 접속이 불량해 리셋기능을 사용하는 등 이상 징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청해진해운이 지난 1일 작성한 '세월호 수리신청서'에서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수리 완료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조타수 박씨가 '평소보다 많이 돌았다'는 진술은 이 같은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과적·구조변경…복원력 상실 원인
세월호가 1994년 6월 일본에서 건조됐을 때는 용적을 나타내는 총톤수가 5천997t이었는데 한 달 뒤에 개조돼 6천586t으로 589t 늘었다.
20년 다 된 배를 들여온 이후 세월호는 목포에서 다시 구조변경해 6천825t으로 239t이 증량됐다.
정원도 804명에서 117명이 늘어 921명이 됐다.
구조변경으로 화물을 많이 싣게 된 만큼 무게중심은 그만큼 높아졌다.
구조변경을 승인한 한국선급(KR)에 따르면 무게중심이 51㎝ 높아졌다.
세월호가 복원성을 제대로 유지하려면 화물은 987t만 실어야 한다. 하지만 세월호는 이보다 3배 더 많은 3천608t을 실었다
화물은 덜 싣고 평형수(밸러스트)를 더 채워야 하는데 반대로 화물을 더 싣고 화물을 과적했을 가능성이 높다. 화물은 실은 만큼 돈이 되기 때문이다.
과적한 화물은 제대로 고박(화물을 바닥에 고정하는 것)도 되지 않아 급격한 회전 때 한쪽으로 쏟아져 내렸다.
이는 배 침몰의 또 다른 원인을 제공했다.
총체적 인재로 드러나고 있는 세월호 침몰사고는 선장 등 승무원들의 상상하기 어려운 무책임성까지 더해져 대참사로 기록될 안타까운 처지에 놓였다.
nicep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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