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인 순항할까

2014. 8. 8. 21:41지구촌 소식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인 순항할까>

 

 

(자카르타=연합뉴스) 신성철 통신원 =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53) 후보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의 최대 경제 대국이자 G20 국가인 인도네시아 호를 이끌고 순항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정치적 기반이 약한 조코위 당선인이 공약대로 경제성장률을 7%대로 끌어올리고, 정치권과 관료사회의 구조적이고 뿌리 깊은 부정부패 개혁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이 8일 보도했다.

광물 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 경제는 그동안 6% 이상의 고성장을 구가했으나,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경상수지 적자와 재정 적자가 동시에 나타나는 쌍둥이 적자를 보이면서 올해 들어 2분기(4∼6월)에 5.12%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오는 10월 출범하는 새 정부가 직면한 최우선 과제는 국가 예산에 큰 부담이 되는 에너지 보조금을 축소하고 열악한 도로, 철도, 항만 등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다.

정부가 휘발유 등 에너지 보조금에 정부 예산의 20%이나 되는 연 245억 달러를 투입하고 있으나, 이 정책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계층은 자동차를 소유한 고소득층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새 정부의 또 다른 과제는 보호무역주의를 자제하고 수출을 부양하는 것이다. 특히 올해 1월부터 가공하지 않은 광물의 수출을 금지함에 따라 광산기업들이 가동을 중단하고 노동자를 해고하는 가운데 정부와 외국 광산기업들이 재협상을 벌이고 있다.

루피아화 환율 불안도 걸림돌이다. 미국 연방제도준비이사회(FRB)가 양적 완화 축소 정책을 시행함에 따라 인도네시아에서 자금 유출이 우려돼 루피아화가 압력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 UOB은행의 호 웨이 첸 경제전문가는 인도네시아 무역수지가 개선되더라도 미국 통화정책의 영향으로 연말에 환율이 달라 당 1만 2천 루피아로 상승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꾸준히 증가하는 투자를 더 늘려야 한다. 올해 2분기에 투자가 4.53% 증가했으나, 전분기 증가율 5.14%보다 하락했다.

다행히 GDP의 56%를 차지하는 민간소비 증가율이 올해 2분기에 5.6%로 강세를 보였다.

경제전문가들은 전체 경제성장률은 하락했지만, 민간소비는 견실해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이 현행 긴축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정치적으로 입지가 약한 조코위 당선인은 소속 정당인 투쟁민주당(PDIP) 내 반발과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치 전문가들은 대통령을 역임한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투쟁민주당 총재가 낙점해 대선 후보가 된 조코위는 그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당내에서 메가와티 총재의 딸인 푸안 마하라니(40)를 중심으로 정치 신인 조코위 당선인에게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벌써 감지되고 있다.

또 정치전문가들은 조코위가 부패 척결, 개혁, 친서민 정책 등 공약을 실행하려면 당내 지지 확보와 입지 강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4일 조코위는 5명으로 구성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구성하고, 선거 공약과 주요 현안 해결을 위한 기본 정책 수립을 시작했다. 조코위 당선인의 취임 예정일은 오는 10월 20일이다.

speednews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