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화약고, 죽고 죽이는 진영 싸움 끝내야한다
2014. 9. 11. 19:28ㆍ이슈 뉴스스크랩
대한민국은 화약고, 죽고 죽이는 진영 싸움 끝내야한다
<창간 10주년 기획-갈등공화국 못풀면 미래는 없다①>
사회적 갈등 비용 수백조 "정치적 이용이 문제
등록 : 2014-09-10 09:2
데일리안
최용민 기자(yongmin@dailian.co.kr)▲ 지난 9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유가족 단식 농성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일반인들도 국민단식 농성에 참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
▲ 비난 2012년 3월 9일 제주 강정마을에서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천주교, 개신교 성직자들과 활동가들이 해군기지 건설현장 외벽을 뜯어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
▲ 지난 2011년 7월 30일 저녁 영도구 주민자치위원회 소속 주민들과 희망버스에 반대하는 보수시민단체 회원들이 3차 희망버스 영도진입을 저지하기 위해 영도대교 진입로에서 희망버스 참가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저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
밀양 송전탑 건설 문제와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문제, 이 두 문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회 갈등 문제로 현재까지 갈등이 깨끗하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곳이다.
밀양 송전탑 문제는 지난 2005년 정부의 송전탑 건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과 한국전력간 갈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현재 정부의 행정대집행이 이뤄지면서 송전탑 공사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지만 주민들은 현재까지 문화제 등을 열면서 반대 의사를 꾸준히 표명하고 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문제도 지난 2007년 후반부터 이를 두고 주민들간의 찬반논쟁이 뜨거워지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이후 반대 주민들은 아직까지 해군기지가 건설되고 있는 현장에서 매일 천주교 신부와 함께 미사를 드리고 있다. 특히 찬반으로 나뉜 마을 주민들의 갈등의 골은 깊어질대로 깊어진 상태다.
이 두 사례는 우리나라의 사회적 갈등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사례를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갈등들과 쉽게 마주할 수 있다.
특히 남과 북으로 갈라져 있는 현실에서 우리 사회의 갈등은 시간이 지나면서 쉽게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의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이해당사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보다 이념 논쟁이 덧씌워지면서 해결책 찾기는 더욱 요원해지는 것이다.
쌍용자동차 노사 문제도 기본적으로 해고자를 둘러싼 기업과 노조와의 문제로 출발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희망버스’를 통해 우파와 좌파 문제로 변화하면서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폭력 사태를 빚기도 했다.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문제와 밀양 송전탑 건설 문제도 일반적인 지역 갈등이나 공공갈등이라는 측면에서 대화와 공론의 장을 통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지만 이념 문제로 확산되면서 여전히 사회 문제로 남아 있다.
사회적 갈등 비용 수백조...대부분 갈등 이념갈등으로 번져
이러한 사회적 갈등은 경제적인 손실 뿐 아니라 국민들이 좌우로 나뉘어 극한 대립으로 치달으면서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게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삼성경제연구원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사회적 갈등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연간 최대 346조원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27개국 중 두번째로 높은 것으로 2009년 연구결과보다 악화됐다.
여기에 사회적 갈등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인식 수준도 매우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16일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가 조사해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갈등 수준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93.0%에 달했다.
이렇게 사회적 갈등 대부분이 우리 사회에서 이념논쟁으로 급격하게 번지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갈등의 기본적인 속성에 이념 갈등이 쉽게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즉 갈등이란 나의 의견에 동조하는 세력을 만들려는 기본적인 속성이 강한데 이념문제를 끌어들이는 것이 이러한 동조세력을 만드는데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것이다.
문용갑 한국갈등관리조정연구소장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동조 세력을 만들려는 것이 갈등의 기본적인 속성”이라며 “이념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빨리 자신의 동조 세력을 만들 수 있는 아주 좋은 재료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정치권과 언론이 일반적인 사회적 갈등을 이념갈등의 문제로 확산시키고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강원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소장은 “우리 사회의 갈등문제가 이념문제로 번지는 이유는 정치권과 언론이 이를 조장하거나 이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소통과 절차적인 공론화 등으로 얼마든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사갈등도 큰 사회 갈등...발전적 갈등 해결이 중요
이념문제와 더불어 극한 대립이나 폭력 사태를 낳는 또 다른 갈등은 노사갈등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시위는 그동안 귀족노조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노조의 힘만 믿고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제조업체의 노사 갈등은 대부분 임금이나 복지 등에 치우쳐 있어 결국 그 손실은 하청업체에 전가되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 원청업체의 문제가 하청업체의 ‘단가 후려치기’ 등 불공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결과적으로 해당 기업의 국제 경쟁력까지 갉아먹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는 것.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조 파업의 피해는 단순히 파업 손실을 넘어서 하청업체 문제 등 우리 사회에 문제를 일으키며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달 14일 5일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갈등 현장을 방문하며 소통을 통한 한국 사회의 갈등 해결을 촉구했다. 이제 공은 우리에게 넘어왔다.
전문가들은 갈등이 발생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갈등을 발전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갈등이 곪아서 더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먼저 해외보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이런 극한적인 사회 갈등이 벌어지는 이유에 대해 갈등을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방법으로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해외도 우리와 비슷한 갈등이 얼마든지 일어나고 있지만 이들은 소통과 공론화 등을 통해 이를 생산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갈등이 일어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사회가 민주화되고 발전되면서 갈등이 폭발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중요한 것은 이러한 갈등을 생산적이고 발전적으로 이끄는 중간 과정이 우리에게는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갈등이 심화되고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데일리안 = 최용민 기자]
'이슈 뉴스스크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월호 전원구조’ 오보 주범은 정부였다 (0) | 2014.09.14 |
---|---|
지역가입자 절반 소득 파악 안돼.. 또 월급쟁이만 오르나 (0) | 2014.09.11 |
공기업 공시 95%가 엉터리…이래놓고 공공기관 개혁? (0) | 2014.09.04 |
은퇴자 61% "생계위한 일자리 필요" (0) | 2014.09.04 |
국회는 '올스톱'…의원들 추석 상여금은 '논스톱' (0) | 2014.09.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