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부국' 베네수엘라 유가 하락에 디폴트 위기
2014. 10. 17. 20:21ㆍ지구촌 소식
'원유 부국' 베네수엘라 유가 하락에 디폴트 위기
세계 최대 원유 매장랑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졌다. 미국과 중동 국가들이 아시아 원유시장 점유율을 놓고 다투면서 원유값이 폭락한 탓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서 베네수엘라 채권금리가 18%까지 치솟았으며 국가 신용위험 척도로 사용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역시 22.3%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CDS프리미엄 상승은 금융시장에서 국가 부도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가장 큰 문제는 유가 하락이다. 베네수엘라 수출 가운데 95%는 원유 수출이다. 미국 에너지관리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과 생산은 각각 세계 9위, 12위였다. 이날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전날보다 0.82% 오른 배럴당 84.49달러였으나 이는 최근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 때문으로 추정된다. 브렌트유 가격은 15일 약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FT는 앞서 라파엘 라미레즈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이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상대로 긴급회의를 요구했으나 OPEC에서는 이를 귓등으로 듣고 있다고 분석했다. OPEC의 원유 생산량 절반을 차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이라크가 아시아에서 점유율 확보에 혈안이라는 설명이다. 라미레즈 장관은 하향세를 보이는 유가에 대해 "OPEC이 유가 안정을 위해 조치를 취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 하락은 시장 구조에 따른 문제가 아니라 주요 산유국들의 가격조작으로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이지만 베네수엘라가 갚아야 할 빚은 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은 2009년 26.3%에서 꾸준히 늘어 올해 49.8%에 달했으며 총 채무는 800억달러를 웃돌고 있다. 7년 전 카라카스 유전을 국유화하면서 미국 엑손모빌사에 갚아야 할 부채도 16억달러에 달한다. 반면 외환보유액은 20억달러에 불과해 11년 만의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소재 금융회사 캐피털마켓의 로스 달렌 파트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배럴당 75달러가 목표가격이라고 말하지만 그 가격은 베네수엘라 국영석유공사의 손익분기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입장에서는 배럴당 100달러가 적정가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6일 블룸버그통신은 미 씨티그룹 보고서를 인용해 원유가격이 지난 3년 평균치보다 20% 이상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덕분에 세계 경제가 얻은 비용절감 효과는 하루 약 18억달러로 한 해 기준으로 환산하면 최대 1조1000억달러(약 1172조원)에 달한다. 씨티그룹의 세스 클라인먼 에너지투자전략책임자는 "유가가 낮아져 세계 경제에 큰 부양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높은 유가의 혜택을 중동이 가져갔다면 이제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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