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정 추기경 "소외된 사람 위해 기도하며 함께하길"

2014. 12. 25. 21:32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염수정 추기경 "소외된 사람 위해 기도하며 함께하길"
등록 일시 [2014-12-25 00:44:03]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저녁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신부님들이 아기 예수를 말구유에 안치하는 예절을 하고 있다.
2014.12.24. bjko@newsis.com 2014-12-24
명동성당 성탄 미사

【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새해에도 우리 주변의 고통 받고 소외된 사람들을 찾고, 그들을 위해 따뜻하게 위로하고 기도하며 함께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25일 성탄절을 맞아 서울대교구 명동주교좌성당 본당에서는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미사가 열렸다.

늦은 시각이었지만 신자들의 얼굴에서 피로한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미사에 참석한 2000여명의 신자들은 조용히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으며 기도했다. 제단 앞에 놓인 아기 예수의 구유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신자도 있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은 이날 오전 0시 명동성당에서 열린 자정 미사를 집전했다.

염 추기경은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은 우리에게 기쁨과 행복, 큰 감동을 줬다"며 "아시아의 첫 방문지로 결정한 우리나라에서 교황은 초기 순교자들을 시복하고 아시아의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고,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을 찾아 위로했다"며 "교황의 말씀과 행동에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진정한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가 아니라 주님과 함께하는 평화"라며 "새해에도 여러분 모두에게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와 은총이 늘 함께하시기를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크리스마스인 25일 새벽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예수 성탄 대축일 밤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2014.12.25. bjko@newsis.com 2014-12-25

앞서 성탄절 전날인 지난 24일 오후 10시께 명동성당에는 구유 경배 의식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신자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좌석이 꽉 찬 본당에 미처 들어가지 못한 신자 800여명은 별관에 자리를 잡아 화면으로 지켜봤다.

구유 경배 의식이 시작되자 왕관을 쓴 아기 예수상은 제대 앞 제단으로 옮겨졌다. 본당에 앉은 신자들은 앞줄부터 나와 차례대로 경배했다.

별관에 자리를 잡은 신자들도 경건히 손을 모으고 본당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미사포를 쓴 한 여성 신자는 엄숙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걸어 나왔다.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온 어린이들도 차분하게 미사에 참여했다. 만삭의 몸을 이끌고 온 임산부와 외국인도 눈에 띄었다.

용산구에 사는 한숙자(61·여)씨는 "몇 년째 성탄 전야 미사는 명동성당에서 보고 있다"며 "추기경도 뵙고 웅장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정미연(41·여)씨는 "1시간을 기다려 3초 정도 경배한 것 같다"면서도 "이렇게라도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고, 예물을 봉헌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jhka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