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박사 1만명 배출, 지금 뭐하나 보니…

2015. 2. 12. 19:49C.E.O 경영 자료

 

KAIST 박사 1만명 배출, 지금 뭐하나 보니…

[박사 졸업생 7400여명 대상 조사…학교보단 산업체, 공기관 중 원자력연·특허청 최다]


지난 1971년 설립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1만번째 박사 졸업생을 배출했다.

KAIST는 오는 13일 열리는 '2015년 학위수여식'에서 개교 44년 만에 1만 번째 박사 학위자를 배출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를 기념해 KAIST는 박사 졸업생 사회진출 현황을 분석한 자료를 처음 공개했다. 대상은 지난달 말 기준 KAIST 총동문회가 보유한 박사 졸업생 자료 중 근무지 확인이 가능한 인원 총 7400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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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AIST


◇산업체 근무 45%…벤처중견기업에 52% 포진

먼저 졸업생들의 근무처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산업체 근무자가 3300여명으로 대상자의 45%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국내·외 대학이 2300여명(31%), 정부·정부출연연구기관·공공기관이 1600여명(21%)으로 나타났다.

산업체 근무자 3300여명 중 10대 대기업 그룹에 48%, 벤처 및 중견기업에 52%가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나 대기업, 중견기업 등 산업체 전반에서 두루 활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그룹 중에서는 삼성계열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LG계열, SK계열, 현대차계열, 포스코계열 순이었다.

◇ 전형현 삼성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 이윤태 삼성전기 대표 등

10대 그룹에 근무하는 주요 동문으로는 전영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전기및전자공학 1989년졸),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신소재공학 1992년졸), 이윤태 삼성전기 대표이사(전기및전자공학 1994년졸), 박상훈 SK 하이닉스 고문(생명화학공학과 1983년졸) 등이 있다.

최근에는 우람찬 LG전자 상무(전기및전자공학 2004년졸)가 최연소 임원(36세)에 임명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벤처 및 중견기업 근무자 1700여명을 살펴보면 340여명이 대표이사 직책이어서 박사 졸업생들이 벤처창업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벤처기업을 창업한 KAIST 졸업생은 정광춘 잉크테크 대표이사(화학 1985년졸), 임윤철 기술과가치 대표이사(경영공학 1988년졸), 김영달 아이디스 대표이사(전산학과 1998년졸), 장현석 세트렉아이 부사장(전기및전자 2000년졸) 김철환 카이트창업가재단 이사장(생명화학공학 1997년졸) 등이 있다.

국내외 대학에서 교수나 연구원 등으로 근무하는 KAIST 박사 졸업생은 2300여명으로 조사 대상자의 31%를 차지했다.

대학별로는 KAIST, 전남대, 부산대, 경북대, 충남대 순이며 각각 40명 이상이 근무 중이다. 20명 이상이 근무하는 국내대학 수는 KAIST를 포함해 31개교로 파악됐다.

KAIST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외국대학에 임용된 토종박사들도 눈에 띈다.

◇ KAIST 박사→외국대학 임용 하버드대 윤석현 교수 등 49명

2003년 이후 외국대학에 교수로 임용된 토종박사 총 49명을 살펴보면 미국대학이 16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영국과 호주 대학에 각 6명, 싱가포르 대학에 5명이 임용됐다.

이밖에 캐나다 대학에 3명, 덴마크, 중국, 말레이시아 대학에 각 2명, 스웨덴․오스트리아․일본․스위스․뉴질랜드․홍콩․필리핀에 각 1명이 임용됐다.

해외대학에 근무하는 KAIST 졸업생은 미 하버드 메디컬 스쿨 윤석현 교수(물리학 1997년 졸), 미 브라운대학교 김미란 교수(생명과학 1998년졸), 영국 워릭대 정용만 교수(기계공학 1998년졸)가 있다.

정부·정부출연연구기관·공공기관에 근무하는 박사 졸업생은 1600여 명으로 조사대상자의 21%를 차지했다.

◇정부공공기관 근무 1600명, 연구기관 한국원자력연 ↑… 부처 특허청↑

연구기관별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국방과학연구소,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뒤를 이었다.

정부기관별로는 특허청이 가장 많았다. 국방부, 미래창조과학부, 방위사업청 등 11개 정부기관에는 100여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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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미 박사/사진=KAIST

한편, 13일 학위수여식에서는 KAIST 제1만호 박사 주인공인 생명과학과 조선미 박사를 포함해 박사 522명, 석사 1,241명, 학사 915명 등 총 2678명이 학위를 받는다.

조선미 박사는 전남과학고와 KAIST 학부를 졸업했다. 박사학위 논문은 '반응성 성상교세포의 GABA에 의한 알츠하이머 기억장애' 연구이다. 앞으로 그는 KAIST 생명과학과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근무할 예정이다.

1978년 첫 해 박사 졸업생은 2명이었다. KAIST 1호 박사인 양동열 기계공학과 교수(기계공학 1978년)는 "1970년 초까지는 박사학위를 위해 해외로 유학을 가는 추세였다. 그러나 KAIST가 1973년에 석사과정, 1975년에 박사과정 학생들을 선발하기 시작하면서 변화가 오기 시작했고, 이제는 해외 우수 인재들도 KAIST로 유학 오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류준영 기자 joo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