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식재료에 탐닉하다…뉴요커의 집밥이 궁금해
2015. 2. 25. 20:43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Fine Recipe] 신선한 식재료에 탐닉하다…뉴요커의 집밥이 궁금해
열정 가득하고 창의력 충만하지만 까탈스럽고 누구보다 바쁜 뉴요커들이 합성첨가물 가득한 소스병을 거부하며 인스턴트나 냉동식품을 집어 드는 대신 그린마켓에서 로컬 작물을 고르기 시작했다. 뉴요커들이 애정하는 집밥은 샐러드 한 접시, 파스타 한 그릇이라도 직접 장을 보고 만든 심플하지만 정성 가득한 요리로 채워진 식탁이다.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엄마의 손맛’이 깃든 집밥은 미각을 만족시키는 데 머무르지 않으며, 건강에도 대단히 긍정적 영향력을 미친다. 그런 까닭에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기 위해 이른 귀가를 하는 사람들이 확연히 늘었고, 타인과 집밥 나누기를 서슴지 않는 ‘킨포크’ 문화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엄마 손맛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뉴요커들 역시 일찍이 집에서 만드는 식사에 매료되어 심플하지만 건강한 레시피를 적극 활용 중이다. 그렇다면 트렌디한 도시 한 가운데 서식하는 까다롭고도 분명한 취향을 지닌 뉴요커들의 집밥은 어떤 모습일까.
번거로울 거란 강박 벗어나기
![]() |
그린마켓의 주스 상점 |
하버드대 연구진 실험 결과에 의하면 아이들이 가족식사에서 익히는 어휘량이 독서할 때보다 10배가 넘고, 가족식사를 드물게 하는 아이는 흡연과 음주 경험률이 높다는 콜롬비아대 연구 결과도 있다. 뿐만 아니라 온가족이 함께 먹는 집밥 속에 아이의 두뇌를 발달시키는 결정적인 열쇠가 있다는 놀라운 비밀이 밝혀져 ‘집밥’을 힘을 새삼 실감케 한다. 1980년대부터 음식과 두뇌의 관계를 연구했던 영국 패트릭 홀포드 박사는 인간의 지능과 인성은 어린 시절부터 먹는 음식에 따라 결정되며, 특히 한국의 집밥은 아이의 숨은 재능을 일깨우는 세계 최고의 두뇌 음식이라 칭송한 바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마다 제 나름대로의 제철 재료들이 있고, 그 재료들은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화려한 재료들이 다양하게 들어가고 여러 가지 반찬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는 것이 건강한 집밥 즐기기의 첫 번째 스텝이다. 시간이 없어서, 혼자 해먹기 서글퍼서, 부엌이 잘 갖춰지지 않아서, 환기가 어려워서와 같은 핑계는 서울의 집과 비교하면 상당히 열악해 보이는 뉴요커의 부엌을 들여다보면 금세 사라지게 될 것이다.
![]() |
뉴요커들을 매료시킨 재래시장의 탐스런 식재료. |
건강한 식재료가 ‘답’
1인 가구가 요리할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건 남아도는 식재료다. 대형마트를 이용하면 이런 문제는 더 확연해진다. 냉장고에 가득 채워진 재료를 처리하기 위해 신선하지 않은 재료를 더 많이 더 자주 먹게 되기 십상이다. 우리가 집밥으로 먹어야 할 건 건강하고 신선한 식재료란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몇 년 전 뉴욕에서 베스트셀러 열풍을 일으킨 <프랑스 여자들은 살이 찌지 않는다>의 저자 미레이유 쥴리아노는 식재료 쇼핑 습관에도 슬림해지는 비결이 있다고 말한다. 파리 사람들은 퇴근길에 작은 식재료 상점에 들러 싱싱한 재료를 필요한 만큼만 사며, 냉동식품이나 조리식품을 냉장고에 장기 보관하는 걸 꺼린다. 대신 그때그때 재래시장에서 신선한 식재료를 골라 직접 요리하는 것을 즐기는 것. 이건 슬로푸드를 일상생활에 녹이는 습관이기도 하다. 파리지앵의 하루 일과가 빵집에서 시작되는 것도 이른 아침 갓 구운 빵의 진미를 만끽하기 위해서다.
1인 가구라고 반드시 소량을 구입하고 1인분만 만들 필요는 없다. 전날 먹은 음식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당신의 집밥 메뉴는 한층 풍성해질 수 있다고 <집밥 인 뉴욕>의 저자 천현주는 조언한다. 한국사람들은 전날 먹은 음식을 데워 먹는 것을 ‘찬밥’ 취급하지만 뉴요커들은 전날 저녁에 먹다 남은 것을 점심으로 싸오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고 한다. 도시락은 꼭 엄마가 정성스레 아침에 만들어야 하는 걸까. 뉴욕의 아이들은 전날 먹다 남은 피자나 파스타, 스프와 가벼운 샌드위치를 가져와 즐겁게 식사한다.
평범한 뉴요커의 삼시세끼
뉴요커들에게 배우고 싶은 집밥 노하우는 복잡한 조리법은 생략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세계의 모든 요리와 레시피를 편견없이 활용하는 열린 마음이다.
Recipe- 아보카도 토스트
![]() |
미국 아침과 뉴욕의 아침식사는 분명 다르다. 특히 다운타운의 힙스터들은 요즘 아침식사로 아보카도 토스트를 즐긴다. 잘 익은 아보카도를 맘대로 빵 위에 썰어올린 후 소금과 후추를 살짝 뿌리면 완성. 바쁜 아침이나 간식 타임에 만들어 먹기 좋고, 빈 속에도 부담이 없다.
재료 토스트 빵, 아보카도 1/2, 올리브오일 약간, 페퍼 플레이크 약간, 소금, 후추 약간.
How to ① 빵을 바삭할 정도로 토스트한다.
② 껍질을 벗겨내고 얇게 썬 아보카도를 빵 위에 올리고 포크로 움직이지 않게 눌러준다.
③ 올리브오일을 뿌리고 소금, 후추, 페퍼 플레이크를 살짝 뿌려준다.
Tip 페퍼 플레이크 대신 스리라차나 핫소스, 페스토 소스 등으로 변화를 주거나 달걀이나 리코타 치즈와 견과류 같은 토핑으로 변화를 즐겨보자.
Recipe - 솔티 카라멜
![]() |
뉴욕엔 요즘 소금을 넣은 카라멜에 흠뻑 빠졌다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 짭짤한 소금은 달콤한 맛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 조청처럼 단지에 담아두고 샐러드, 크레페, 머핀, 팬케이크 등에 뿌려 고급스런 단맛을 즐겨도 좋고, 굳혀 캔디 모양으로 자른 뒤 개별포장해 가방에 넣고 다니며 즐기는 것도 방법. 도토리 묵을 만들 때처럼 가스불 옆에 지키고 서서 저어줘야 하기 때문에 카라멜 향기를 맡고 싶은 한가로운 날 만들어 보길 권한다.
재료 우유 4컵, 설탕 1컵, 소금 1/4 작은술, 베이킹소다 1/4 작은술, 물 2큰술.
How to ① 넉넉하게 큰 냄비에 준비한 우유, 설탕, 소금을 넣고 중약불로 끓인다. 설탕은 가열하면 갑자기 끓어 넘치기 때문에 넉넉한 냄비를 준비해야 한다.
② 1이 끓기 시작하면 잠시 불을 끄고 베이킹소다 푼 물을 넣는다.
③ 레몬 하나를 듬뿍 손으로 짜 즙을 넣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한 뒤 한 번 더 섞어준다.
④ 중약불로 1시간 가량 졸인다. 끓어 넘치거나 눌러붙지 않게 자주 저어주어야 한다.
Recipe - 과카몰리 & 토르티야
![]() |
레몬과 소금, 후추, 다진 토마토나 양파, 고수잎을 넣어 으깬 아보카도 소스를 ‘과카몰리’라 부른다. 과카몰리는 라임을 넣은 코로나 맥주와 환상의 궁합을 이룬다. 소스 자체를 나초칩에 찍어 먹기도 하지만 어떤 요리에나 다 어울려 샐러드, 달걀요리, 고기 요리에 곁들여 먹어도 좋다.
재료 아보카도 2개, 레몬 1개, 붉은 양파 1/4, 토마토 1개, 소금, 후추, 고수잎 약간.
How to ① 양파, 토마토, 고수잎을 다져 놓는다.
② 볼에 레몬을 제외한 모든 재료를 넣고 마구 섞으며 아보카도를 으깬다. 지퍼백에 넣고 손으로 마구 주무르거나 볼에 넣고 주걱이나 포크로 으깨도 된다.
③ 레몬 하나를 듬뿍 손으로 짜 즙을 넣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한 뒤 한 번 더 섞어준다.
④ 토르티야를 팬에 따뜻하게 데워 잘라내거나 칩과 함께 서빙한다.
Recipe - 샌드위치 믹솔로지
![]() |
그날그날 냉장고에 들어 있는 재료에 따라 샌드위치 조합을 만들면 되니 쉽다. 채소를 기본으로 단백질 풍부한 중심 재료를 고르고 뭔가 씹히는 맛이 있는 재료를 더하면 평균 이상의 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다.
Tip 빵의 한쪽에 버터를 발라 눅눅해지는 걸 방지하고 아래의 재료를 올려 먹는다.
재료
Recipe - 케일 칩
![]() |
요즘은 슈퍼푸드로 유명한 케일이 식재료와 주스를 넘어 스낵까지 점령할 기세다. 케일 칩은 바스락거릴 만큼 구우면 김과 비슷한 맛이 나 평소 케일을 잘 못먹는 사람들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다. 저칼로리 간식이라 다이어트에도 도움된다. 주의할 점은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굽지 않으면 갈치구이처럼 비릿한 냄새가 나면서 잎이 처지기 때문에 굽기 전에 종이타월을 이용해 물기를 완전히 닦아줘야 한다.
재료케일 한 다발, 올리브오일 1큰술, 소금 약간
How to① 케일을 잘 씻어 줄기는 자르고, 잎만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물기를 완전히 말린 뒤 오일을 뿌린다.
② 베이킹 시트에 겹치지 않게 깔고 오븐에서 175℃로 10분간 굽는다.
③ 꺼내서 소금을 뿌려 양념한다.
Recipe - 샐러드 단지
![]() |
뉴요커의 점심 메뉴 1위는 샐러드가 아닐까. 싱싱한 샐러드를 사기 위해 1시간 기다리기도 감수할 정도니 말이다. 최근엔 손님이 원하는 재료를 고르면 다져 그릇에 담아주는 샐러드 단지도 등장했다. 드레싱을 별도로 담지 않아도 잎채소가 처지지 않고 색감도 예쁘고 휴대도 간편해 인기가 높다.
재료 잎채소, 곡류, 견과류, 과일 등 그때그때 있는 재료
How to드레싱-딱딱한 채소-콩이나 곡류-단백질-견과류-과일-잎채소 순으로 담는다. 먹을 때는 뒤집어서 탁탁 치며 쏟아내면 완성.
[글 신정인 기자 사진 소소북스, 포토파크 참고 <상위 1% 두뇌를 만드는 집밥의 힘> <집밥 인 뉴욕> <프랑스 여자들은 살이 찌지 않는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467호(15.03.03일자) 기사입니다]
'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바람 타고 찾아오는 3월의 봄축제들 (0) | 2015.03.01 |
---|---|
초보 등산가를 위한 조언...천천히 무리없이 등산하면 만병통치 약!!! (0) | 2015.03.01 |
저출산 예산 66조 쏟아붓고도 출산율은 하락 (0) | 2015.02.24 |
태양이 무려 4개...다중성 계 탄생 첫 포착 (0) | 2015.02.22 |
10년간 초등학생 3분의 1 감소...10년내 20대 '인구절벽' (0) | 2015.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