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암 주의보!…보고 또 봐야 '조기 발견'

2015. 5. 16. 20:22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취재파일] 피부암 주의보!…보고 또 봐야 '조기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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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암은 우리 몸에 발생하는 모든 암 가운데 발병 원인이 가장 잘 규명된 암으로 꼽힙니다. 미국인의 암 가운데 가장 비율이 높은 것이 피부암일 정도로 미국이나 호주 등지에 피부암 환자가 많아, 오랜 기간에 걸쳐 엄청난 연구비를 들였기 때문입니다.

피부를 과도하게 햇빛에 노출할 경우, 자외선이 ‘암 발생 억제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유발하고 면역 반응을 억제해 피부암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피부암은 크게 흑색종과 기타 피부암(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흑색종 외의 피부암은 물론이고 특히 진행 속도가 빠르고 다른 장기로 전이되기 쉬워 예후가 좋지 않은 악성 흑색종은 백인들에게는 흔하지만,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들에게는 아주 드문 질환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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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같은 추세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피부암 환자는 지난 2009년 10,980명에서 2013년 15,826명으로 4년 만에 44% 증가했습니다. 악성 흑색종도 2009년 2,819명에서 2013년 3,761명으로 크게 늘어 33.4%의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악성 흑색종 환자 가운데 50대와 60대의 비율이 38.7%로 70대 이상 환자 37.4%보다도 높게 나타나, 중장년층의 흑색종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피부과학회에 따르면 수도권 2,500만 인구를 기준으로 보면, 1년에 3,000명이 흑색종 외 피부암 진단을 받고, 750명이 흑색종 진단을 받는 꼴이라고 합니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등산이나 골프 같은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서 피부암이 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피부암이 더는 남의 나라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문제는 특히 악성 흑색종의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등 동북아시아 국가에서는 악성 흑색종의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흑색종은 평생에 걸쳐 피부에 누적되는 자외선이 피부를 파괴해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즉 누적된 자외선 양이 많아질수록 피부암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백인들의 경우 자외선 노출이 많은 얼굴이나 몸통에 흑색종이 많이 생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손과 발, 손톱, 발톱 같은 사지 말단부위에 흑색종이 생긴 사례가 71.2%로, 10명 중 7명꼴입니다.

누가 보더라도 자외선 때문에 생겼다고 생각하기 어려운 흑색종인 겁니다. 왜 백인들의 것과 이렇게 다른 양상이 나타나는지 현재 연구가 진행 중인데, 아직 뚜렷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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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 전문의들은 특히 손바닥과 발바닥에 없었던 점이 생겼거나 기존의 점이 커지거나, 손발톱에 6mm 이상의 검은 점이나 줄이 생겼는지 확인하고, 줄의 폭이 넓거나 색상이 불규칙하지 않은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한국인의 흑색종은 그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뚜렷한 예방법이 없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손과 발의 상태를 살피지 않으면, 병이 악화한 이후에나 병원을 찾게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흑색종의 예후가 더 좋지 않다고 하죠. 이석종 대한피부과학회 홍보이사는 “흑색종 1기라면 약 95%의 생존율을 보이지만, 3기일 경우 38~78%까지 내려가고, 말기가 되면 생존율이 7%에 불과하다”고 설명합니다. 암 중에서도 악성도가 높은 암에 속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발견해서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죠.

흑색종 말고도 미리 확인하고 치료받아야 하는 질환은 광선각화증입니다. 광선각화증을 ‘초기 피부암’이라고도 표현하는데, 각질 같이 보이지만 밀어도 안 떨어지고 뜯어낸 뒤에 다시 딱딱한 각질이 생겼다면 광선각화증을 의심해야 합니다.

지난 2009년 6,547명이었던 광선각화증 환자는 2013년 11,522명으로 늘어, 4년 만에 76%의 가파른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피부암 환자 증가 추세보다 더 빨라서, 몇 년 안에 피부암 환자가 더 빠른 속도로 늘 것으로 피부과 전문의들을 추정하고 있습니다. 광선각화증 단계에서는 연구나 광역동치료 등으로 쉽게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병을 키우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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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암은 조기에 진단하면 90% 이상 완치될 수 있어서 최대한 빨리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점과 다른 악성 종양의 다섯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 좌우 대칭이 아니거나
- 경계가 불규칙하거나
- 두 가지 이상의 색상이 섞였을 경우,
- 직경이 6mm를 넘거나
- 색이 변하거나, 크기가 커지거나, 두께가 두꺼워지면
악성 종양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물론 일반인이 점과 피부암을 구분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일반적인 피부과 의사들은 물론이고, 피부암 수술을 1년에 200건 정도 하는 대학병원 피부과 전문의도 피부암을 눈으로 보고 판단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피부암의 20~30%는 육안으로 봤을 때 피부암 여부를 알 수 없고, 30~40%는 피부암일 수 있겠다고 생각할 정도라고 합니다. 조직검사를 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는 겁니다. 장기에 생기는 암과는 달리, 피부암은 내 피부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꼼꼼히 살펴 변화가 있는지 예의주시한다면 조기에 확인해 치료받을 수 있는 질환임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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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현 기자 burnett@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