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 달인 손발 묶어놓은 오바마 정책이 패인"

2015. 5. 26. 23:01지구촌 소식

"전투 달인 손발 묶어놓은 오바마 정책이 패인"

 

미 특수부대원들, IS 상태 전투 참가금지 규정에 반발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전투의 달인인 우리의 손발을 모두 묶어놓고 승리를 기대한 것 자체가 무리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파죽지세인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 국가'(IS)와 관련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미 지상군 전투 참가 금지 정책을 놓고 미군 특수부대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미국의 온라인 매체 데일리비스트(DB)는 최근 미 플로리다주 템파에서 열린 특수전 관련 포럼에 참석한 전·현직 특수부대원들의 말을 빌려 IS와의 전투에 직접 나서지 못한 데 대한 이들의 좌절감과 분노가 들끓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미군 희생자 발생 방지를 구실로 미 특수부대원들이 직접 전투에 나서지 못하게 함으로써 가뜩이나 '오합지졸'인 이라크나 시리아 반군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지휘·통제력을 상실해 결국 IS와의 전투에서 패전을 가져왔다고 비난했다.

군사 고문관 역할이 주임무인 미군 특수부대원들 가운데 일부라도 직접 전투에 참가했다면 모술, 라마디 등 전략요충지 방어에 나선 이라크 정예 병력이 IS에 참패를 당해 패주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없었을 것이라는 게 포럼 참석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미군 특수부대원들은 또 까다로운 금지 규정을 우회하려고 모든 교신이 휴대전화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긴박한 상황을 조금이라도 호전시키려면 현실과는 거리가 먼 규정을 잠시나마 위배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이들은 특수부대원들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전투 참가도 가능하도록 해달라는 주문이다.

한편, 미국의 끊임없는 공습에도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위축되기는커녕 세력을 점점 확대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미국 언론과 의회 관계자들이 전했다.

공습 위주의 현행 IS 격퇴전략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면서 공화당이 주장하는 지상군 투입론이 더욱 힘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지상군 투입을 압박하는 공화당과 달리 미국 주도의 국제동맹군 공습과 더불어 이라크 정부군 및 시리아 온건반군을 앞세운 지상작전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특수부대원들을 중심으로 한 775명의 보안요원을 이라크에 파견하면서 IS 격퇴작전을 개시한 이후 파병 규모를 대폭 늘리고 이라크와 시리아에 대한 공습을 대대적으로 감행하고 있다.

라마디 함락 직후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적 실패'라고 거세게 비판한 공화당은 앞으로 비판의 공세를 더욱 바짝 죄면서 지상군 투입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