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노동력' 중국엔 없다…글로벌기업들, 캄보디아로 아프리카로

2015. 11. 24. 20:57C.E.O 경영 자료

'싼 노동력' 중국엔 없다…글로벌기업들, 캄보디아로 아프리카로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30년 전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가 중국에 공장을 처음 만들었을 때 시간당 1달러도 안 되는 돈을 받고 일하려는 노동자들이 줄을 섰다. 하지만 이제는 구인난 때문에 리바이스가 새 직원을 구할 때 보너스를 내거는 형편이다.

리바이스 같은 글로벌 기업이 원가를 대폭 낮추고 세계의 소비자들이 값싼 제품을 살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던 중국의 '값싼 노동력'은 이제 옛말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의 인건비 급등으로 리바이스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생산 기지 다변화 등으로 살길을 찾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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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1980년 이후 지금까지 노동인구가 3억8천만명이나 팽창한데 힘입어 세계 2위의 경제국으로 도약했다. 1980년부터 2007년까지 중국의 수출은 무려 6천700% 증가했다.

하지만 노동인구는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노동인구는 2050년까지 브라질 인구와 맞먹는 2억1천만명이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 유엔의 추산이다.

임금은 이미 지난 10년간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노동인구의 감소세에 따라 임금 인상 압력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공장이 밀집한 중국의 해안 지역 제조업 인건비는 생산성을 반영해 조정했을 때 시간당 14.60 달러까지 올라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것이 보스턴컨설팅그룹의 분석이다. 미국은 22.68 달러, 한국은 18.45 달러이며 인도는 5.36달러에 불과하다.

162년 된 리바이스의 역사는 세계화의 경로를 그대로 보여준다. 1960년대까지 미국에서만 제품을 만들었던 1966년 홍콩에서 해외 생산을 시작했고 1970년대에는 멕시코, 유럽, 아시아로 생산 기지를 확대했다. 이어 1986년에는 수요 감소 때문에 비용을 줄이기 위해 중국으로 공장을 옮겼다.

중국에 200개의 공장이 있는 리바이스는 싼 인건비를 찾아 생산기지를 전면적으로 옮기는 전략은 포기했지만, 캄보디아나 아프리카와 같이 인건비가 싸고 노동인구가 증가하는 국가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급증하는 인건비 외에 중국의 또 다른 단점도 두드러지고 있다.

리바이스의 경우 중국에서 대형 물류센터가 있는 미국 켄터키주까지 제품을 운송하는 데 30일이 걸린다. 이 때문에 패션의 변화에 신속하게 따라갈 기회를 놓치고 불필요한 재고만 늘어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중국의 매력이 떨어지는 가운데 소비자의 다양한 선호에 맞출 수 있게 소비자 가까이에 있는 소규모 공장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바이스도 스키니진이 유럽에서 빅히트를 쳤을 때 예상치 못한 수요에 대응하고 운송 기간을 줄이려고 폴란드와 터키에 있는 공장에 의존했다.

2050년에 소비자들이 어떤 변화를 맞게 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그동안 중국의 낮은 인건비로 물가가 억제됐는데 확산되고 있는 자동화를 통해 비용 증가를 억누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반면 소비자들은 다양한 선택지와 빠른 배달의 이점을 누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