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5. 17. 19:43ㆍ건축 정보 자료실
도산 건설사 쏟아지는데.. 새 주인은 '감감'
문화일보 김순환 기자 입력 2016.05.17. 14:10
20여개社 중 M&A 성사는 1곳
입찰 나서는 제조·건설사 없어
국토부는 퇴출조건 강화 예고
경기 침체로 도산한 중소·중견 건설사들이 새 주인 찾기에 나서고 있으나 인수·합병(M&A)시장은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는 건설업 구조조정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일자 부실건설사 퇴출 조건을 강화하는 등 건설업 구조조정 의지를 재확인해 주목되고 있다.
17일 대한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5월 현재 부도 등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중소·중견 건설사는 20여 개사에 이르고 있다. 이 중 시공능력평가 100대 이내 건설사만도 동부건설과 동아건설산업, 경남기업, 삼부토건 등 10개나 된다. 하지만 부도 건설사 M&A 시장은 개점휴업 상태다. 올 들어 주인을 찾은 곳은 울트라건설(호반건설 인수) 1곳뿐이기 때문이다.
건설 M&A 시장의 대어로 꼽히고 있는 동부건설의 최근 입찰에는 건설사나 중견제조업체 1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 10일 본입찰에는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키스톤 프라이빗에쿼티(PE) 등 2곳만 참여했고, 2000억 원 내외의 인수가를 써낸 키스톤PE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국내 제1호 건설업 면허를 지닌 삼부토건도 이번 주 본입찰을 진행하고, 경남기업도 오는 27일까지 투자의향서(LOI)를 받는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M&A 희망업체에 건설사나 중견 제조기업이 없어 ‘무늬만 M&A’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극동건설은 광주의 중소업체 세운건설이 인수를 추진 중이지만 건설업계에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우림건설과 STX건설, 성우종합건설도 M&A 물량으로 나와 있지만 ‘입질’하는 기업조차 없는 상황이다.
최근 건설 M&A 시장의 문제점은 사모펀드 등 단순 투자자는 있지만 실질적인 경영을 할 중견제조업체나 건설사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와관련, 건설업계에서는 투자사들의 부도건설사 M&A에 대해 ‘되팔기 위해 사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연구원 관계자는 “M&A 시장에 부도 건설사 매물이 많이 나와 있지만 적격업체가 없는 상황”이라며 “부도건설사 M&A나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나 금융권의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16일 건설업 구조조정이 낙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올해 내로 ‘부실기업 조기 경보 시스템’의 적발 기능을 강화해 기술 인력부족 등 부실 건설사에 대해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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