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생각에 문도 못닫고…" 빚만 늘어가는 자영업의 현실

2016. 6. 1. 20:34C.E.O 경영 자료

"원금생각에 문도 못닫고…" 빚만 늘어가는 자영업의 현실

개인사업자 대출액 245.7조
올들어 증가폭 꾸준히 늘어
중기대출 연체율 지속 상승
불황·경기침체 직격탄 우려 

강은성 기자 esther@dt.co.kr | 입력: 2016-05-31 18:06
[2016년 06월 01일자 1면 기사]

"원금생각에 문도 못닫고…" 빚만 늘어가는 자영업의 현실

 

영세 자영업자들이 불황과 소비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이들 자영업자 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영업이 '빚'으로 연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1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자영업이 주를 이루는 개인사업자 대출은 크게 늘어났다. 4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245조7000억원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증가 폭도 점점 커지고 있다. 1월 1조1000억원이던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분은 2월과 3월에도 각각 1조5000억원, 1조8000억원으로 순증하더니 4월에는 2조3000억원이 대폭 늘었다.

금감원 특수은행국 관계자는 "4월에는 개인사업자의 부가세 납부 등이 있어 일시적으로 대출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체 자영업 대출 금액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5년전과 비교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2012년 말 173조4000억원이었던 관련 대출은 72조3000억원 불어나 245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 대출 중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 역시 4월 기준으로 전체 기업 대출 773조1000억원의 33.2%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2012년말 29.4%, 2013년말 30.5%, 2014년말 30.9%, 2015년말 32.9%, 지난 4월 33.2%로 매년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같은 날 발표한 1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 동향을 보면 이 경향은 더욱 뚜렷이 나타난다. 서비스업에 대한 산업별 대출은 10조4000억원이 증가해 전분기보다 증가율이 축소됐다. 하지만 이중 자영업이 주를 이루는 음식점, 숙박 및 도·소매업의 대출은 3조1000억원이 증가했다. 부동산 및 임대업도 4조5000억원의 대출이 늘었다.

대출 연체율이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은 더 큰 문제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대출이 상당부분을 차지한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전월말(0.85%)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

김창봉 중앙대 산업창업대학원장은 "2012년 자영업이 본격 축소되기 시작한 이래 최근 자영업 폐업률이 최대치에 달했다. 그런데도 대출 증가율은 폭증하고 있다"면서 "자영업 경영이 어려운 탓에 대출로 연명하는 사업자가 늘고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그는 이어 "자영업체의 경우 부채의 크기는 대기업 등에 비해 크지 않더라도 워낙 사업체수가 많아 광범위하게 국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향후 금리 인상이나 소비 절벽 등 위험요인이 발생했을 때를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측은 "대출채권 증감현황 및 취약업종의 부실화 가능성 등 리스크요인을 지속 모니터링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