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15. 20:29ㆍC.E.O 경영 자료
인간이 인터넷에 연결된 시대, '앎'이란 무엇일까 본문
인간이 인터넷에 연결된 시대, '앎'이란 무엇일까
[저자를 만났습니다] '인간 인터넷' 펴낸 마이클 린치 코네티컷대학교 교수 "인터넷, 민주주의 못지킨다"머니투데이 신혜선 문화부장 입력 2016.06.15. 15:05 수정 2016.06.15. 15:08[머니투데이 신혜선 문화부장] [[저자를 만났습니다] '인간 인터넷' 펴낸 마이클 린치 코네티컷대학교 교수 "인터넷, 민주주의 못지킨다"]
“ 인터넷 덕분에 더 많이 알게 됐다고 생각하지요? 다를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게 사실이 아니라면요? 특히 서로에 대한, 특히 나와 반대되는 사람(생각)에 대한 이해가 훨씬 줄었다면요.”
마이클 린치 코네티컷대학교 철학 교수가 말하는 ‘인터넷의 최고 역설’이다. 인터넷이 누구나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정보의 독점을 막는 ‘지식의 자율성’을 가져왔다며 환호했지만 실은 부작용도 크다. 대표적인 게 왜곡된 정보를 사실인 듯 생각하고(굳게 믿고) 주장하는 현상이다. 이미 익숙하다.
타인에 대한 이해도 마찬가지다. 린치 교수는 '인간의 정보 사용 패턴'이 고착화한다고 말한다. "생각에 동의하는 이들끼리 정보를 나누고 공유하지, 다른 사람의 생각은 더 중요하지 않게 취급하고 있다." 린치 교수는 "인터넷 덕에 더 많이 알게 됐을지 모르지만 이해는 훨씬 줄었다"고 자성했다.
린치 교수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올 3월 ‘인간 인터넷’(Internet of us, 이승호 옮김·최훈 감수·사회평론 펴냄)이란 책을 냈다. 책은 사물 간 인터넷(IoT) 접속을 넘어 인간이 하나의 사물처럼 인터넷에 직접 연결되는 시대의 ‘앎’에 대해 묻는다. 쉽게 정보를 취득하고 취득한 정보가 맞는다는 전제로 소비하지만, 진실 여부를 떠나 과연 그게 진정한 ‘앎’(지식)이냐는 것이다.
린치 교수는 미국 외 최초로 한국에서 번역 책이 출간된 것을 계기로 방한했다. 연세대학교 학생 등을 대상으로 강의도 예정돼 있다.
15일 만난 린치 교수는 "과학이나 미디어를 불신하도록 부추기는 세력이 존재하고, 사실 확인을 조롱하는 이들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럴수록 어떤 정보가 사실이라 해도 그 정보가 어디서 누구에게서 왔는지, 누구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를 꼭 캐물어야 한다. 그는 더불어 정보를 쉽게 취득하기 위해 무심코 ‘프라이버시’를 포기하는 관행도 위험하다고 말한다
린치 교수는 IoT 시대로 깊숙하게 들어갈 때를 대비해 비판적 사고를 훈련하는 교육과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식의 민주화가 된 것 같지만,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기는, 그렇게끔 만드는 방식이 작용함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증거가 무엇인지를 과학적 방식으로 알아내도록 하는 가치관을 포기해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린치 교수는 “간단한 질문을 자신한테 해 본 후 인터넷에 의존하지 않고 결과를 알아내는 실험을 해볼 것”을 권했다. 어느 나라의 수도를 물었을 때 기억력이 살아있으면 답을 하지만 그마저도 잊으면 바로 검색한다. 내 지역구 국회의원의 연락처를 인터넷이나 타인에게 물어보지 않고 알아내는 데는 전화번호부를 사용하기 위해 도서관을 가야하는 번거로운 일부터 해야 한다. 린치 교수는 몇 가지 난이도가 다른 실험을 직접 했다. 우리가 인터넷, 이른바 검색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구글노잉’(Google-knowig)에 대한 문제 제기이기도 하다.
더불어 기기 사용도 잠시 '내려놓을 것'을 권했다. 그 역시 PC를 다섯 대 이상, 여기에 개인 모바일기기까지 하면 많은 기기와 네트워크를 이용해 정보를 취득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기기를 버릴 수 없지만, 사용하는 방식은 바꿀 수 있기에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선 '인터넷 검색하지 않고 답 구하기'도 그런 취지다.
린치 교수는 실리콘밸리에서 인간의 뇌에 인터넷이 직접 연결됐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일들에 대해 고민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친밀함은 편안함을 가져다주지만, 우리를 취약하게 만든다”며 인간 인터넷 시대가 내포한 위험성을 경고했다.
◇ 인간 인터넷= 마이클 린치 지음. 이충호 옮김. 최훈 감수. 사회평론/303쪽. 1만5000원
신혜선 문화부장 shinh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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