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 1兆넘는 적자에도 4000억 성과급 잔치

2016. 6. 22. 18:21이슈 뉴스스크랩

[사회] 서울메트로 해부-下 게재 일자 : 2016년 06월 21일(火)
서울메트로, 1兆넘는 적자에도 4000억 성과급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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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사업 외주 되레 손실키워 
직원에 선심성 해외연수까지 
적자 보전한다며 수익 사업 
상가분양·광고는 비리 온상 
“돈벌이 급급 시민안전 뒷전”
 

지난 5월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정비작업에 나선 외주 용역업체 직원 김모(19) 씨가 사망한 이후 여론은 안전업무를 외주 용역업체에 맡긴 서울메트로에 비난을 쏟아냈다. 지난 2008년 서울메트로는 “비용절감과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겠다”며 차량기지 구내 운전업무와 전동차 경정비 등 4개 업무를, 2011년엔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업무에 대한 외주화를 단행했다. 그렇다면 목표대로 서울메트로는 비용절감과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이뤄냈을까. 결과는 정반대였다.

21일 서울메트로와 국회 등에 따르면 서울메트로는 2009년 2373억8400만 원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적자행진을 기록하며 2015년 현재 총 1조3100억 원의 누적손실을 기록했다. 자구노력이 뒤따라야 하는 게 상식이지만, 오히려 같은 기간 임직원들에겐 총 3989억3500만 원의 성과급이 지급됐다.

이뿐만 아니라 서울메트로는 지난 2013년 10월에서 11월 사이에 15차례로 나눠 직원 211명을 미국, 싱가포르, 홍콩 등으로 외유성 연수를 보내고 5억1500만 원을 지출하는 방만한 경영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게다가 서울메트로는 적자 경영을 타개한다며 지난 2008년부터 역사 내에 상가와 광고를 유치하는 부대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그러나 운송 공공기관의 본분을 잊고 돈벌이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강석호(새누리당)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메트로는 지하철 1~4호선 120개 역 내부에 779개의 상가점포를 운영 중이다. 화장품 숍부터 음식점, 의류판매점 등 다양한 업종을 망라한다. 매출 추이는 증가 일변도다. 2011년 646개 상가를 임대해 231억5200만 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엔 529억3100만 원을 기록하며 상가 임대매출이 4년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역사 내부와 승강장 스크린도어를 합친 광고수익은 2011년 429억8800만 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400억 원을 넘나드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부대사업 매출은 서울메트로의 전체 연 매출의 10%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커지다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은 채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수익성이 다소 개선될 순 있겠지만 무분별한 부대사업 확장에 따른 후유증 또한 크다. 2010년 10월 감사원은 친인척을 동원해 부정한 방법으로 상가 낙찰을 받아 이를 영세 상인들에게 재임대하면서 거액을 챙기고 브로커들에게 입찰 관련 내부정보를 제공한 후 수천만 원을 받아 챙긴 서울메트로 직원 5명을 적발해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와 함께 서울메트로는 2012년 5월, 3호선 고속버스터미널역 환승대합실과 승강장을 연결하는 계단 입구에 상가를 조성했다가 감사원으로부터 “승강장 계단입구가 3호선 잠원 방향 환승승객 시야에 보이지 않게 돼 시민에게 불편을 준다”며 지나친 상업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지하철의 과도한 민영화·상업화에 대한 시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문화일보 취재 결과, 지하철 3호선 신사역 내부에 가슴과 눈성형을 권하는 A 성형외과와 B 성형외과의 광고 등 성형외과 광고들만 수십 개에 달했다. 신사역에서 만난 시민 황모(33) 씨는 “지하철 역사는 공공장소인데 광고와 상점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며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라곤 하지만 지나친 ‘장사꾼 경영’ 추태”라고 일침을 놓았다.

강 의원은 “수년간 조직슬림화와 비용절감을 한다면서 시민안전 업무개선은 도외시한 채 돈벌이만 급급해 총체적 난국을 맞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