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역없는 유통경쟁②] "땅을 확보해라" 유통3사, 부동산 쟁탈戰

2016. 10. 29. 22:32C.E.O 경영 자료

[영역없는 유통경쟁②] "땅을 확보해라" 유통3사, 부동산 쟁탈戰

유통그룹, 부지·상권 경쟁 치열

역사·터미널 등 핵심 상권, 물고 물리는 생존경쟁

(서울=뉴스1) 백진엽 기자 = #1. 신세계그룹이 서울 강남구의 코엑스몰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코엑스몰과 센트럴시티, 그리고 하남의 스타시티하남까지 이어지는 '강남 신세계 벨트'가 가능해졌다.

#2. 롯데그룹은 제2롯데월드 완공을 앞두면서 그룹의 숙원인 잠실의 롯데타운 완성이 코앞에 다가왔다.

#3. 현대백화점그룹은 대형 백화점 매장인 판교점의 성공적인 안착에 이어 오는 2020년 오픈 목표로 여의도 파크원 부지에 대형 백화점을 세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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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빅3 유통그룹들이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소비침체로 둔화된 성장을 살리기 위해 복합몰 등 대형 매장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러다보니 상권 경쟁은 물론 부지 확보를 위한 부동산시장에서의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지는 양상이다.

◇유통그룹, 매장 대형화 추세…부지·상권 경쟁 치열

신세계그룹이 지난 28일 운영권을 획득한 코엑스몰은 과거 오랜기간 현대백화점그룹에서 운영했던 곳이다. 하지만 이번 운영권 입찰에는 신세계만 단독으로 입찰해 최종계약까지 하게 되면서 앞으로 신세계가 운영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인근에 있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신세계의 코엑스몰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게다가 신세계의 계획대로 '강남벨트'가 성공적으로 안착될 경우 압구정의 현대백화점 본점이나 갤러리아백화점, 그리고 잠실에 있는 롯데월드몰 등도 위협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유통매장이 대형화되고 단순히 상품만 파는 곳이 아닌 레저시설로 바뀌면서 상권 경쟁도 과거와 달리 보다 먼 지역까지 경쟁상대가 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유통업체들의 부지 확보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유통업체간 전쟁이 유통이 아닌 부동산시장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복합쇼핑몰에 주력하고 있는 롯데와 신세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지금도 스타필드하남과 롯데월드몰이 경쟁 매장으로 비교되고 있는 상황인데, 앞으로 오픈할 복합몰들을 보면 더 가깝다.

우선 올해말 오픈 예정인 롯데의 은평 복합쇼핑몰과 가까운 고양 삼송에 신세계가 복합쇼핑몰을 건설하고 있다. 이 두 지역의 거리는 지하철로 두 정거장 정도다. 인천 송도에 들어서는 신세계와 롯데의 복합쇼핑몰은 왕복 8차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게 된다.

이밖에 상암(롯데), 안성, 대전, 부천(이상 신세계) 등에도 복합쇼핑몰 건립이 추진되면서 기존 유통매장들의 경계대상이 되고 있다.

◇역사·터미널 등 핵심 상권, 물고 물리는 생존경쟁

철도역사나 터미널 등 지역 핵심 상권 확보를 위한 경쟁은 더 심하다.

최근 이슈로 부각되는 곳은 영등포역사와 서울역사다. 지금은 롯데와 한화가 운영하고 있는데 내년말이면 간판이 바뀔 가능성도 나온다. 정부가 30년 위탁운영 기간이 끝나는 데 맞춰 민자역사 개발 방안을 새로 짜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사업자인 롯데와 한화에 그대로 위탁운영권을 넘기는 방안과 경쟁 입찰로 전환하는 방안 모두 거론되고 있다.

인천의 황금상권 중 하나인 인천터미널에서는 신세계가 위험한 상황이다. 신세계는 1997년 인천시에서 이곳을 빌려 백화점 문을 열었다. 매출을 늘리기 위해 2012년 이곳을 증축했다. 총 영업면적 6만4000㎡ 중 4만7000㎡는 임차 계약기간이 내년까지, 증축한 매장(1만7000㎡)은 2031년까지다.

그런데 롯데가 인천시로부터 이 부지를 사면서 신세계 입장에서는 상황이 꼬였다. 신세계는 2013년 롯데와 인천시의 계약을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1심과 2심에서 연달아 졌다. 만약 대법원에서도 신세계가 질 경우 내년 11월까지 증축 전 영업면적인 4만7000㎡의 매장에서 물건을 빼야 한다. 이 경우 롯데백화점(증축 전 매장)과 신세계백화점(증축 매장)이 한 지붕 아래서 장사를 하는 경우도 생긴다.

jinebi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