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26. 00:18ㆍ지구촌 소식
또 억만장자…트럼프, 상무장관에 ‘파산의 왕’ 지명할 듯
[한겨레] 언론들 ‘기업사냥꾼’ 윌버 로스 지명 보도
로스, 대중 관세인상·법인세 인하 등 주장
외교안보 분야는 초강경 보수 인사로 채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행정부가 초강경보수와 억만장자로 채워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차기 상무부 장관에 억만장자 투자자 윌버 로스(78)를 지명할 것이라고 미 언론들이 트럼프 인수위 관계자를 인용해 24일(현지시각) 일제히 보도했다. 로스는 제철 등 사양산업 회사를 인수한 뒤, 구조조정 작업을 거쳐 이후 매각하는 방식으로 돈을 벌어, ’파산의 왕’이라는 별명을 지닌 기업사냥꾼 투자자다.
사모펀드 회사인 ‘더블유엘(WL) 로스 앤 컴퍼니’의 회장인 로스는 총재산이 29억달러로 평가된다. 그는 대선 기간에 자유무역 반대 등 트럼프의 경제공약을 지지하며 거액을 후원했다. 그는 또 중국 제품에 대한 대폭적인 관세인상, 법인세 인하, 에너지 기업에 대한 규제완화 등을 주장해왔다. 그가 보호무역주의를 강력히 지지하는 이유는 자신의 사업기반이 미국의 사양산업이라는 경제적 이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로스의 상무장관 기용으로 트럼프의 공약이기도 한 보호무역주의와ㅣ 중국에 대한 무역압박이 어느 정도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상무부 부장관에는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시카고컵스 등을 소유한 공화당 큰손 토드 리켓츠가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는 전날 교육부 장관에 남편이 암웨이 상속자이고 자신도 억만장자인 베치 디보스(58)를 지명했다.
이처럼 트럼프는 당선 뒤 지금까지 차기 행정부 구성에서 외교안보 분야는 초강경보수 인사, 사회경제 분야는 억만장자로 채우고 있다. 국가안보보좌관에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장, 중앙정보국장에 마이크 폼페오 하원의원, 법무장관에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을 각각 지명했는데, 이들은 반이슬람, 강력한 군사대응과 법집행, 테러사범에 대한 고문옹호 등을 주장하고 있다. 국방장관으로 유력한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사령관도 중동에서 미 군사력의 강력한 대응을 주장하는 강경파다. 외교안보 각료 중 핵심인 국무장관을 놓고는 트럼프 진영 충성파들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밋 롬니 전 공화당 대선후보를 반대하며,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을 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무장관 인선이 난항을 겪으면서 존 켈리 전 남부사령관,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부사령관 및 중앙정보국장, 보브 코커 상원의원 등도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트럼프의 외교안보 진영에 군 출신들이 대거 기용되거나 거론되고 있어, 군사력에 바탕한 강경 외교안보 정책이 대두될 가능성도 우려된다.
한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트럼프 내각의 특징을 ‘가질리어네어(gazillionaire) 내각’으로 표현하면서, 장관 지명을 받았거나 입각 예상 인물들의 총 재산을 최소 350억달러(약 41조원)로 추정했다. ‘가질리어네어’는 백만장자(밀리어네어), 억만장자(빌리어네어) 수준을 넘는 ‘엄청난 부호’를 뜻한다. 트럼프 당선자 본인의 재산이 100억달러인 것을 비롯해에너지장관 후보 1순위로 거론되는 해럴드 햄 콘티넨털리소시스 최고경영자(CEO)가 셰일 유전으로 큰 돈을 벌어 재산이 153억달러에 이르며, 이밖에 교육부 장관 지명자 디보스 51억달러, 국무장관 유력 후보 롬니 2억5000만달러, 재무장관 유력 후보 스티브 누친 4600만달러, 주택장관 유력 후보 벤 카슨 2600만달러 등이다. <폴리티코>는 “미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트럼프가 백인 노동자층의 지지를 얻어 본인이 ‘보통 미국인’을 대변한다고 하는 것과 상충된다고 지적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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