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도 낮췄다…이제는 '2% 중반대' 성장률 시대

2017. 1. 13. 20:04C.E.O 경영 자료

한은도 낮췄다…이제는 '2% 중반대' 성장률 시대

한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 2.8%→2.5% 하향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5%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는 시장이 당초 예상했던 2.6%보다 더 낮은 수치다. 한은이 보는 우리 경제가 그만큼 더 어두워졌다는 뜻이다. 한은은 특히 민간소비 둔화가 예상보다 크다고 우려했다.

◇한은, 올해 성장률 2.5% 하향

이주열 한은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7개월째 동결한 뒤 내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2.5%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전망치인 2.8%에서 0.3%포인트 더 낮춰 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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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시장의 예상치를 다소 벗어난 것이다. 이데일리가 최근 경제·금융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시장은 2.6%의 성장률을 예상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들은 “내수는 경제 주체들의 심리 위축 등으로 회복세가 제약될 것”면서 “수출 부진이 완화됐으나 내수의 회복세가 약화되면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됐다”고 했다.

실제 한은이 본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1.9%로 낮아졌다. 지난해 10월 당시 2.2%보다 0.3%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지난해(2.4%)와 비교해봐도 하락 폭은 두드러진다.

이 총재는 “민간소비가 생각보다 더 둔화할 것으로 보는 게 (성장률 하향 조정의) 포인트”라고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소득여건 개선 미흡, 원리금 상환부담 가중,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심리 약화 등으로 민간소비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건설투자도 부진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올해 증가율 전망치는 4.3%. 당초 전망치(4.1%)보다는 소폭 상승했지만 지난해(10.9%) 대비로는 큰 폭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경제 성장을 이끌어오다시피 한 부동산 경기가 올해 꺾일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다만 한은은 설비투자는 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전망치 2.5%는 지난해(-2.6%) 대비 플러스(+) 전환한 것이다. “전세계 경제 여건의 개선, 정보통신(IT) 업종의 투자 수요 증대 등으로 올해 중 증가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총재는 “최근 기업의 결산을 보면 실적이 나쁘지 않다”면서 “기업들이 자구 노력을 상당히 열심히 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2.6%)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3.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6%) 아시아개발은행(ADB·2.8%) 등 해외 기관들과 비교해도 더 낮다.

다만 다른 민간연구기관들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한국경제연구원(2.1%) LG경제연구원(2.2%) 현대경제연구원(2.3%) 등은 2% 초반대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2.4% 수준의 전망치를 제시했다.

경제계 일각에서는 이미 우리 경제가 2% 중반대 경제성장률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올해 고용 사정 더 나빠질듯”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당초 1.9%에서 1.8%로 낮춰 잡았다. 다만 지난해(1.0%)보다는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에 비해 높은 유가 수준 등으로 오름세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용 사정은 지난해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올해 취업자 수가 26만명 늘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30만명 보다 4만명가량 더 적어진다는 뜻이다. 실업률도 지난해(3.7%)보다 0.2%포인트 더 오른 3.9%로 내다봤다.

최근 기업 구조조정과 경제심리 위축 등의 영향 등에 더해 정치적 불확실성 증대로 체감 고용 상황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