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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집이라도 사줘야한다며 盧 전 대통령 부부가 돈 요구"
이명진 기자 | 2011/06/17 03:05
2009년 박연차 게이트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의 600만달러 뇌물 수수 혐의를 수사했던 이인규(53) 전 대검 중수부장은 16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은 처음부터 '대통령이 달라고 해서 (돈을) 줬다'고 했다"면서 "박 전 회장은 2007년 6월 말 100만달러를 전달하기 전에 청와대 만찬에 초대돼 돈을 요구받았고, (돈을 준 후) 대통령에게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는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최근 낸 저서 '문재인의 운명'에서 "검찰이 박 전 회장과 대통령 간 통화 기록조차 갖고 있지 않았다"며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는 식으로 말한 데 대한 반박이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은 만찬에 혼자 초대받아 노 전 대통령 부부와 세 사람이 식사를 했을 때 권양숙 여사가 노 전 대통령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아이들(노건호씨와 노정연씨) 집이라도 사줘야 하는데…'라는 식의 얘기를 꺼냈고, 이 얘기를 들은 자신이 직원 130명을 동원해 환전한 100만달러를 측근을 시켜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은 또 돈을 전달한 뒤 노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받았고, 고맙다는 취지로 받아들였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박 전 회장과 정승영 사장의 청와대 출입 기록, 달러 환전 기록 등을 확보했다. 하지만 박 전 회장과 노 전 대통령의 통화 기록은 "보존기간(1년) 경과로 이미 폐기돼 확보할 수 없었다"는 것이 이 전 중수부장의 말이다.
이 전 중수부장은 2008년 2월 박 전 회장이 홍콩에 개설한 차명계좌에서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와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동업한 기업에 송금한 500만달러에 대해서도 "노 전 대통령 쪽에서 받은 걸 다 시인하면서도 대통령은 몰랐다고 주장하는 거죠"라고 했다. 이 돈에 대해 박 전 회장은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아들과 조카사위를 도와주라'는 대통령의 말을 전해듣고 송금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특별히 호의적인 거래였다"고 했었다.
임채진 당시 검찰총장은 전화 통화에서 "사실관계는 말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족할 줄 알아야 욕을 당하지 않고, 그칠 줄 알아야 위태롭지 않게 된다'는 옛 말씀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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