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기독교라니!” 교계 발끈… 기독자유당 ‘홍준표 범기독교 지지’ 파문

2017. 5. 3. 01:07C.E.O 경영 자료

“범기독교라니!” 교계 발끈… 기독자유당 ‘홍준표 범기독교 지지’ 파문

           
2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기독자유당 등이 홍준표 지지 선언 기자회견을 가진 뒤 참석자들이 홍 후보와 만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기독자유당이 2일 홍준표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등도 동참하는 것처럼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두 단체는 즉각 반박성명을 내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천명했다.

기독자유당의 전광훈 목사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홍 후보 지지성명을 낭독했다. 이어 법무부장관과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김승규 장로가 인사말을 한 뒤 홍 후보가 인사를 했다.

전 목사는 “홍 후보만이 기독교계가 추구하는 정책을 강조해 기독자유당과 범기독교계가 지지 선언을 하게 됐다”면서 “홍 후보를 대통령으로 당선시켜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정신인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국가안보와 기독교 입국론으로 통일을 이뤄내자”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친북좌파 정권에 대한 경각심이 홍준표 지지로 돌아오고 있다”면서 “기독교계의 지지 선언은 그동안 대선에선 없었는데 이는 친북좌파 정권은 안 된다는 국민의 열망이 담긴 의미로 확신한다”고 답했다.

기독자유당은 이날 기자회견 초청단체로 한기총과 한교연 등을 적시해 마치 이들 단체가 홍 후보 지지에 동참하고 있는 것처럼 내비쳤다.

그러나 이들 단체는 일제히 반대 성명을 내고 유감을 표명했다. 전 목사와 홍 후보가 ‘범기독교’ ‘기독교계’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한국교회 다수가 홍 후보를 지지하는 것처럼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강력 비판했다.

한기총은 기자회견 직후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으며 이와 관련한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면 기독자유당의 주장과는 거리를 뒀다. 한기총은 “대선에서 국민들의 소중한 표가 모여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지도자가 세워지게 되기를 기도한다”면서 “한기총은 국제 정세와 북한의 도발과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무엇보다 투철한 국가안보 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하며 기독교적 가치관을 지키고 실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한국교회 성도들이 이번 대선에서 하나님 뜻에 합당한 지도자가 세워질 수 있도록 기도하기를 요청하며 모두 투표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정서영 목사)은 기자회견 하루 전인 1일 발표한 성명에서 “기독자유당이 홍 후보를 지지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한교연은 사전 협의도 없었고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에 본이 되어야 할 기독교가 오히려 집단적으로 나서 특정 정당과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행위가 아니다”면서 “이는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지도자가 선출되도록 기도하며 투표에 참여해야 할 1000만 기독교인들의 신앙 양심에 역행하는 일이고 현실정치에서 엄정 중립을 지켜야 할 기독교계가 금도를 벗어나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한기총 한교연과 함께 초청단체로 적시된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기지협·대표회장 신신묵 목사)도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신신묵 대표회장은 “홍 후보 지지 관련 보도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기지협이 왜 언급됐는지 황당할 뿐이다. 동참의사를 묻는 연락을 받은 적도 없고 개인적으로 지지의사를 밝힌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대선을 앞두고 이런 식의 언론플레이를 하는 건 절대 일어나선 안 될 일”고 지적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총회장 이종승 목사)은 이날 총회장 명의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정치적 중립을 천명했다. 이 총회장은 “최근 기독교계의 특정후보 지지선언은 본 교단과 상관이 없으며 보도내용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면서 “예장대신 총회는 특정후보를 지지하지 않으며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지도자, 기독교 가치관을 실현하는 지도자가 세워지도록 기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7년정의평화기독교대선행동도 이날 오후 3시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성직자가 기득권 유지를 위해 범기독교라는 이름 하에 정치판에 끼어들고 있다고 규탄했다.

장창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