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5. 30. 00:19ㆍC.E.O 경영 자료
[이코노미조선] 20년 '전자 지도' 외길…세 번째 회사도 대박낸 박사님
입력 : 2017.05.29 15:54
박순욱의 기업인 탐방 <45>안병익 식신 대표
20년간 위치기반 연구 외길… 맛집 정보로 승부수
“푸드테크 급성장, 영세식당 도울 생태계 구축”
- ▲ 안병익 대표는 “민간소비(B2C) 외식업 시장 규모가 300조원에 달하고, 직장인 식권시장만 해도 100조원에 달할 정도로 국내 푸드테크 시장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C영상미디어 김종연
2010년 설립된 식신은 이용자의 맛집 추천 서비스를 기반으로 유명 맛집 배달서비스(식신 히어로), 기업용 모바일 전자식권(식신 e식권), 중국 요우커 대상 결제 서비스(알리페이), 모바일 외식 상품권(식신 다이닝카드) 등 다양한 B2B 서비스를 하고 있는 푸드테크 기업이다. 푸드테크는 음식(Food)과 기술(Technic)이 합쳐진 말로, 식품관련 산업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음식배달 서비스로 유명한 배달의 민족, 배달통, 요기요 등도 푸드테크 기업에 해당한다.
◆ 전자지도 개발하며 사업 구상
식신의 안병익(48) 대표는 기업인으로는 드물게 박사학위를 갖고 있다. 1991년 대전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한 그는 1993년 동국대에서 컴퓨터공학 석사, 2007년 연세대 대학원에서 컴퓨터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3년 동국대 석사과정을 마친 뒤 KT 연구개발본부 전임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전자지도 연구개발 업무를 맡았다. “당시 지하에 매설된 통신 선로를 지도에 표시하고 현황을 파악하는 프로젝트를 맡았습니다. 당시만 해도 등고선만 표시된 지도를 쓰던 시절인데. 제가 한발 앞서 건물, 도로폭 등이 드러난 지도를 만드니 회사에서도 ‘전자지도 제작 적임자가 나타났다’며 반색했죠. 전자지도를 위치정보와 결합해 사업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그때 했습니다.”
그의 바람대로 1998년 사내벤처로 한국통신정보기술을 공동창업해 네이버, 다음, 야후와 같은 포털사업자와 언론사 등 30여곳에 인터넷 지도를 공급했다. 그의 첫 번째 창업은 순조로웠지만 그는 사업의 가능성을 엿본 ‘위치정보’에 더 집중하고 싶어 2000년 KT를 나와 두번째 창업으로 포인트아이를 설립, 대표이사를 맡았다. 친구 찾기, 아이 찾기 등 위치정보를 활용한 사업이 대박을 치면서 2006년 코스닥 상장, 2007년 회사 매각까지 이어지면서 안 대표는 ‘성공한 벤처창업가’ 반열에 올랐다. 포인트아이 매각대금은 140억원에 달했다.
그가 2010년에 세 번째로 창업한 회사가 지금의 식신(초기 회사명은 씨온)이다. 2009년 국내에서도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서 모바일 위치기반 사업을 더욱 본격화하겠다는 데 승부를 건 것이다. 그러나 사업 초기 안 대표는 핵심사업의 궤도 수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씨온 서비스는 사용자가 올린 위치와 그 주변 정보를 표시하고 공유해, 이를 토대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었는데, 페이스북이 이와 유사한 ‘체크인’ 기능을 도입하면서 국내 위치기반 SNS 시장에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거기서 그가 발견한 틈새시장이 ‘맛집 정보 서비스’였다.
안 대표는 “사용자들이 그동안 올린 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정보의 70~80%가 맛집 관련 정보였다”며 “광고료를 받지 않고 일반 이용자들이 올린 객관적인 맛집 정보 제공을 통해 저변을 최대한 넓힌 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수익모델을 모색하겠다는 것이 식신 서비스”라고 말했다.
- ▲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식권은 스마트폰을 터치하는 것만으로 간편하게 음식 값을 계산할 수 있어 하루 평균 이용 건수가 1만건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식신
푸드테크 기업의 개념은.
“최근 들어 사람들이 음식을 맛있고 간편하게 소비하려는 니즈가 커지면서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한 푸드테크(FoodTech)라는 분야까지 등장했다. 음식과 IT가 융합된 푸드테크는 식품 관련 산업에 IT를 접목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푸드테크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의 증가와 외식산업의 발전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푸드테크는 음식의 검색·추천·배달·식재료 배송 등을 포함해 생체재료, 기능성 식품, 대체식품 등도 포함하며 스마트팜, 스마트키친, 레스토랑 인프라 등이 포함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현재 식신 서비스의 시장 반응은.
“2013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에는 광고를 배제하다 보니 수익모델 없이 콘텐츠를 확대하고 서비스를 늘려나가는 것에 집중했다. 미국의 옐프(Yelp)나 일본의 타베로그의 경우 광고 매출만 수천억을 하고 있는데, 서비스가 일정 궤도 이상에 올라갔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수익이라고 판단하고 현재는 서비스 퀄리티 상승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다른 B2B 서비스(식신e식권, 배달 등)를 시작하게 됐다. 식신의 경우 순수하게 사용자가 평가한 정보로 맛집을 추천해서 고객의 신뢰도가 아주 높다. 식신의 앱, 웹 서비스에 월간 약 250만명이 방문한다. 페이지뷰도 월간 2000만건 이상이다. 현재 330만 정도인 다운로드 건수를 향후 1000만까지 높여나갈 작정이다. 현재 카카오 다운로드가 3000만, 배민(배달의 민족)이 1000만 정도인데 우리도 1000만 다운로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사용자 참여형 맛집 정보 서비스를 하게 된 취지는.
“정보 서비스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생각한다. 신뢰는 전문가나 광고에서 오는 것이 아니고 철저하게 순수한 의도를 가지고 있는 소비자에게서 온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런 순수한 의도를 가지고 있는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진 정보가 가장 신뢰를 줄 수 있고 이 정보를 모아서 제공하는 것이 식신 앱의 핵심 가치라고 생각하고 있다.”
식신은 국내 푸드테크 기업의 효시라고 볼 수 있다. 배달의 민족 같은 배달 전문 앱보다 출발은 빠르지만 매출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다. 식신의 간판 서비스인 맛집 추천 정보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무료서비스이기 때문에 회사 매출에 직접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수익모델로 작년부터 시작한 것이 다양한 B2B 외식 서비스다. 2015년 7월에 시작한 기업용 모바일 전자식권인 ‘식신 e식권’은 현재 월 거래액이 15억원을 넘어섰으며, 올해는 거래액이 30억~40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중 식신의 매출은 거래액의 5%다. 동국제강, 하림그룹,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100여개 회사가 고객사이며 전자식권 이용이 가능한 식당은 1200개에 달한다. 작년 7월부터는 유명 맛집 배달 서비스인 ‘식신 히어로’ 사업도 시작했다. 특히 3시간 이상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다는 ‘쉑쉑버거 배달 서비스’ 이벤트는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 ▲ 식신은 중국 최대 결제업체인 알리페이와 제휴,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들을 국내 맛집에 안내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식신
중국 알리페이와의 제휴 현황은.
“식신은 작년 9월부터 알리페이 앱에서 한국 맛집 정보를 중국어로 제공하고 있다. 올해 3월부터는 제휴 식당에서 알리페이로 결제할 수 있게 연결해 주고 있다. 중국 내 결제시장 점유율 1위(63%)인 알리페이를 통해 제휴 식당들이 중국 여행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연결해 주고 있다. 맛집 정보제공 업체 중 알리페이와 제휴를 맺은 곳은 식신이 유일하다. 서비스가 본격화될 경우 중국인이 자주 가는 주요 상권에 약 6000개의 가맹점(제휴식당)을 확보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한국에서 알리페이로 연간 1조4000억원이 결제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럴 경우 식신에 주어지는 수수료 수입이 연간 1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선불상품권에 대한 시장 반응은.
“식신 다이닝카드는 하나의 카드로 수백 개의 레스토랑을 가격 할인받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신개념 외식 선불카드다. 현재 월향, 문샤인, 모모야 등 유명 외식 브랜드부터 르지우, 크레아 등 유명 셰프가 이끄는 고급 레스토랑, 식객촌, 세종문화회관 광화문 아띠 등 유명 다이닝 라운지까지 광화문·여의도·강남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식사는 3만원까지, 선물은 5만원까지 접대가 제한되지 않았나. 외식 상품권(선물)으로 분류되는 다이닝카드는 식사비 접대 상한선인 3만원이 아닌 5만원까지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내부에서 기대가 컸지만 김영란법 적용이 다소 엄격하지 않은 탓인지 예상만큼 판매가 활발하지 못한 편이다.”
서비스명을 식신으로 정한 이유는.
“브랜드명 ‘식신’은 ‘음식의 신’이다. 모든 식당과 음식 정보를 알고 있는 전지전능한 신이란 의미이면서 ‘내가 원하고, 나에게 필요한 음식점을 딱 추천하고 제공해 준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직관적이면서도 의미가 통해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브랜드명만 보고도 무슨 서비스인지 알 수 있어야 하고 의미가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정했다. 물론 첨단 IT기업에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라고 반대하는 직원들도 있었다.”
푸드테크 분야에서 자체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의미는.
“식신이 가장 추구하는 것은 ‘국민의 바른 먹거리’다. 이에 서비스 슬로건도 ‘국민 맛집 식신’이다. 국민에게는 바른 먹거리를 판매하는 식당을 소개하고, 소상공인에게는 조금 더 시장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 되고 싶다. 식신의 경우 자영업 소상공인들을 도와주고 배달이나 식권, 식자재, 예약 등을 엮어서 B2B(기업 간 거래) 쪽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타 업체와 다르다. B2B에 중점을 두고, 서비스는 사용자 참여형에 집중해 차별화하고 있다.
식신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에 머물러 있지 않고 적극적으로 B2B로 사업을 확장한 계기는 ‘소상공인’이다. 음식점 같은 경우 창업하면 30%가 망하고, 2년이 지나면 50%가 문을 닫는다. 그만큼 실패 확률이 높은데, 영세 식당을 하는 분들이 잘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식신이 만들어 가야 하는 생태계라고 생각한다.”
4차산업혁명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나.
“O2O 서비스는 그동안 오프라인에 머물러 있던 전통산업이 앱과 온라인을 통해 수요자가 원하는 형태로 즉각 제공되는 새로운 4차산업혁명이다. 특히 푸드테크는 식품 산업과 농·축·수산업, 유통산업, 외식산업 등 전통산업과 IT가 결합된 4차산업혁명이다. 이런 측면에서 식신은 새로운 IT기술을 전통산업에 적극적으로 접목시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PLUS POINT
푸드테크 산업
스마트폰으로 음식 ·식재료 주문하는 시대 ‘성큼’
요즘 TV가 먹방·쿡방·집밥 등 음식과 관련된 프로그램으로 넘쳐나는 것에 걸맞게 최근 푸드테크(FoodTech)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푸드테크는 식품 관련 산업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서 대표적으로 알려진 푸드테크 업체들을 분류해보면, 크게 11가지 정도다.
①모바일로 배달음식을 주문하고 결제까지 하는 음식배달(Food Delivery) 서비스 ②배달이 안 되는 식당의 음식을 배달해주는 배달 대행(Agencies for Delivery) 서비스 ③맛집 추천을 해주는 맛집 정보(Restaurant Recommendation) 서비스 ④음식점 예약을 대행해주는 식당 예약(Restaurant Reservation) 서비스 ⑤모바일로 주문 및 결제를 하고 매장에 방문해서 커피나 음식을 픽업하거나 먹을 수 있는 오더(Mobile Order) 서비스 ⑥식재료를 배송(Grocery Delivery)하는 서비스 ⑦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레시피와 필요한 식재료들을 집으로 배송해주는 레시피·식재료 배송(Recipe & Grocery Delivery) 서비스 ⑧정기적으로 식재료나 음식을 배송해주는 정기 배송 서비스 ⑨농산물을 직거래하는 서비스 ⑩레시피를 공유 및 큐레이션 하는 서비스 ⑪기업 직장인들을 위한 모바일 식권(전자식권) 등이 있다.
위 서비스 중 가장 보편화돼 있는 서비스로는 음식을 집까지 배달해주는 음식배달(Food Delivery) 서비스로,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엔 자체 배달을 하지 않는 식당의 음식을 배달해주는 배달대행(Agencies for Delivery) 서비스 또한 함께 각광을 받고 있으며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식신 히어로’ ‘푸드 플라이’ ‘부탁해’ ‘배민라이더스’ ‘덤앤더머스’ 등이 있다.
◆ 음식 배달 서비스가 가장 활발
맛집 정보 추천 서비스로는 사용자 참여형 맛집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신’과 ‘망고플레이트’ ‘포잉’ ‘메뉴판닷컴’ ‘다이닝코드’ 등이 있으며, 전문가의 평가 자료를 함께 제공하는 ‘블루리본 서베이’ ‘레드테이블’로도 세분화된다.
최근엔 배달음식과 같이 완성된 음식 이외 식재료 자체나 레시피와 그에 필요한 식재료를 함께 배송하는 서비스도 인기를 얻고 있다. 식재료 배송(Grocery Delivery) 서비스로는 유기농 식재료 배송 서비스인 ‘마켓컬리’ ‘마트플라이’ ‘삿갓유통’ 등이 있으며, 정기적으로 과일이나 식재료를 배달해주는 정기 배송 서비스로는 ‘푸드플랩’ ‘더푸드’ ‘헬로네이처’ 등이 있다.
최근 국내 푸드테크 업체들의 성장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스마트폰 하나로 사용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즉시 얻을 수 있는 온디맨드(On Demand) 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온디맨드 경제는 앱을 통한 주문·결제로 생활의 불편을 즉시 해결할 수 있는 편리함 때문에 기존 오프라인 시장을 온라인 시장으로 끌어오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의 중심이라고도 볼 수 있다. 푸드테크 산업은 이러한 온디맨드 시대를 맞아 수요자의 니즈에 맞춘 세분화된 니치마켓을 타깃으로 더욱 성장하고 있다.
◆ 키워드
O2O 서비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 고객들에게 보다 편리하고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오프라인 연계 비즈니스를 총칭한다. 국내에서는 다음카카오 같은 SNS 업체가 O2O 사업에 진출했으며 배달의 민족, 직방과 같은 중개서비스 사업자가 속속 등장하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29/2017052901756.html#csidxccd61f64a97eb38a27f031097e7bf6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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