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전기로 빼쓰는 日 가정 5000가구 넘었다

2017. 6. 10. 22:03C.E.O 경영 자료

전기차 배터리 전기로 빼쓰는 日 가정 5000가구 넘었다

박태준 입력 2017.06.04 14:00 수정 2017.06.05 10


전기자동차에 저장된 전기를 생활 전기로 사용하는 일본 내 가정이 5000곳을 넘어섰다.

전기차 배터리가 차량 동력원뿐 아니라 국가 전력 의존도를 줄이고 가정 등 수용가의 전기요금을 절감하는 독립 발전원으로 활용된 셈이다. 일반 내연기관차가 갖지 못한 전기차 고유 기능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사용자가 생겨나면서 세계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일본의 한 가정 주차장에서 닛산 전기차 '리프(Leaf)'에 저장된 전기를 V2H 설비를 통해 가정용으로 활용 중이다. 닛산은 2013년 9월 니치콘과 함께 V2H용 'LEAF to Home'을 론칭했다.

국제 전기차 충전 표준규격 기구 일본 차데모(CHAdeMO)협회는 전기차 충·방전 기능을 지원하는 V2H(Vehicle to Home)용 '컨버터+충전기(6.6㎾h급)'를 사용하는 일본 내 수용가가 5000곳을 넘어섰다고 2일 밝혔다. 이 중 100여곳은 소규모 건물 등 상업시설에서 사용 중이다.

V2H는 전기차 충전은 물론 반대로 차량에 저장된 전기를 주택 등 수용가에 공급하는 양방향 전력 공급시스템이다. 가정용 충전기와 양방향 전력계량기·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이 포함된 전용 컨버터 등으로 구성됐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이나 전기요금이 저렴한 심야시간 때 전기차 배터리에 충전한 뒤 전력 수요가 많거나 정전 등 비상시 전력으로 활용한다. 컨버터를 이용하면 다른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실외 전기시설에도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배터리 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전기차 1대로 일반 가정에서 4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기량과 맞먹는다. 차세모협회 관계자는 “닛산 전기차 '리프(Leaf) 2만대를 V2H로 집단 활용하면 대규모 발전소를 짓을 필요가 없고 언제 어디서든 비상용 전원공급장치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V2H는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태와 수차례 지진으로 전력난을 경험한 일본에서 생겨난 서비스 모델로 관련 규격과 기술 표준은 닛산·미쓰비시·도쿄전력 등 주축으로 설립한 일본 차데모협회가 선점했다. 혼다도 최근 관련 전용 제품을 출시했고, 토요타도 2013년부터 시범사업을 통해 순수전기차(BEV)뿐 아니라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용 제품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국에서도 해외 V2H용 컨버터를 구입해 캠핑이나 레저용 발전원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다만 차데모 경쟁 표준인 유럽 차인(Chain)협회는 V2H 규격을 담고 있지 않아 GM·BMW·르노삼성 등 전기차는 이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마코토 다이브 요시다 차데모협회 사무국장은 “2011년 V2G(Vehicle to Grid)·V2H 표준 규격이 생겨난 이후 5000곳 수용가가 날마다 이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며 “콤보 규격은 V2H 기능을 지원하지 않지만, 차데모는 이미 6.6㎾급 이상의 전력 활용 기술 규격 고도화도 실현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정 태양광설비와 연계해 전기요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수용가도 많다”고 덧붙였다.

도쿄(일본)=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