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0. 17. 21:22ㆍC.E.O 경영 자료
급팽창 다이소, 전국 매장 1200개 .. 골목상인들은 울상
전영선 입력 2017.10.17. 01:01 수정 2017.10.17. 17:09
다이소 "중복 물품 적은데 .. " 항변
이케아 등 '카테고리 킬러' 급성장
성격 애매해 유통업 규제서 빠져
다이소가 학교 앞 문방구를 죽였나.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이 낸 자료에 따르면 적어도 문구업계는 이렇게 생각한다. 이 의원실이 한국 문구공업협동조합 등 국내 문구 관련 단체 3곳을 통해 전국 459개 문구점을 대상으로 진행한 ‘다이소 영업점 확장과 문구업 운영실태 현황’ 조사 결과 다이소 영향으로 매출이 하락했다고 답한 문구점은 92.8%에 달했다. 절반에 가까운 46.6%의 업체는 매장을 계속 운영할지 고민이다. 대부분의 문구점 업주들은 “다이소가 1000~5000원짜리 완구나 팬시 상품을 팔면서 소비자가 문구점 발길을 끊었다”고 여긴다.
이 의원은 설문에 근거해 “유통 공룡으로 급성장한 다이소의 공격적인 매장 확대로 영세상인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유통법의 대규모 매장 점포의 정의에 매출 및 전체 매장 수를 포함해 규제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현실은 조금 더 복잡하다. 생활용품 전문점인 다이소(다이소아성산업)뿐만 아니라 일명 ‘카테고리 킬러’라고 불리는 전문점을 어떻게 봐야 할지가 유통업계 화두이다. 화장품과 건강용품을 판매하는 CJ의 헬스 앤 뷰티(H&B) 전문점 올리브영(매장 900여개), 가전제품 전문점인 롯데하이마트(460개), 가구전문점 이케아(2개) 등 한 카테고리에서 절대적 우위를 누리는 전문점이 오프라인 유통업 정체 속에 큰 폭 성장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점이 잠식하는 매출이 골목상권 매출인지는 불분명하다. 최근 신한카드 트렌드 연구소가 2007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1~8월 회원들이 유통업체에서 신한카드를 쓴 금액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소비자는 백화점·대형마트에서 전문점·편의점으로 이동했다.
화장품·의약품·미용제품 등을 한 곳에서 파는 H&B 전문점, 그리고 다이소에 쓴 사용액(533억원)은 10년 전보다 8776% 폭증했다. 이는 전체 유통업체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H&B와 다이소 이용자 수(185만2000명)도 10년 전과 비교해 62배 늘었다. 같은 기간 편의점 사용액도 무려 5245%(2079억원) 늘었다. 반면 대형마트 사용액은 48%(4151억원), 백화점80%(1876억원) 증가에 그쳤다. 특히 대형마트의 경우 5년 전인 2012년(4994억원)과 비교해 16.9% 감소했다.
다이소측은 문구 업체들의 불만에 대해 판매 품목중 문구류는 일부에 그친다는 입장이다. 다이소 안웅걸 홍보이사는 “취급 물품 3만개 중 문구류는 1000~2000개 미만”이라며 “동네 문구점과 직접 경쟁 관계에 있는 체인형 문구전문점이 규제없이 영업 중이고, 오프라인이나 대형마트 문구류 매출도 상당한데 우리한테만 책임을 묻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H&B전문점과 다이소 같은 카테고리 전문점의 인기는 소비자의 달라진 구매행태와 라이프스타일 때문인데, 규제가 능사인지에 대한 회의론도 있다. 평소 이런 전문점을 종종 이용한다는 회사원 안태경(40)씨는 “휴업과 무관하게 특색있는 시장이나 점포는 시간을 내서 찾아가게 된다”며 “휴업 대상을 다이소나 올리브영으로 늘린다는 게 과연 누굴 위한 것인지 따져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카테고리 킬러(Category Killer)
「 한 계열의 품목만을 다양하고 풍부하게, 저가로 판매하는 매장. 완구용품·스포츠용품·아동의류·가전제품·가구·화장품 등 특화된 전문 매장을 체인 형태로 갖추고 집중적고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취한다.
」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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